미분양 아파트 왜 많나했더니...공급량보다 '분양가' 탓
입력 2016.09.18 05:52
수정 2016.09.18 11:05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보고서 '주택소비≒분양가'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보고서 '주택소비≒분양가'
최근 4개월 연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의 직접적인 원인은 공급과잉이 아닌 주택소비 감소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정부의 주택공급 조절을 통한 주택시장 대책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고, 건설사들의 합리적 분양가 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달 말 발간한 보고서(이광수 Analyst, 김명주)에서 “최근 미분양 아파트 증가는 분양과 입주물량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실제 원인은 다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봐도 분양물량 변화가 미분양 증감에 미치는 영향은 상관관계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별 차이가 큰 상황이나 미분양 아파트 증가의 직접적 원인은 주택수요 감소”라며 “미분양 증가 추세는 당분간 지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6만 3127가구로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한 상태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또한 7월말 기준 1만 1527가구로 전월 기준 742가구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공급 증가에 의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수급 조절로 대응하기로 했다.
그러나 리서치센터가 전국 16개 시도별로 분석한 결과 공급증가가 미분양 증가로 이어진 곳은 4곳, 공급감소가 미분양 감소로 이어진 곳은 3곳에 불과했다. 즉 16개 시도 중 9곳은 공급 변화와 미분양 증감이 다르게 변동했다.
특히 장기적으로 봐도 분양물량과 미분양 증가의 상관관계는 낮았다. 실제 2002년부터 2016년 현재까지 분양물량 증가가 미분양 아파트 증가로 이어진 해는 3개 연도에 불과했다. 분양물량 감소가 미분양 감소로 이어진 경우도 단지 2011년 한 해에 그쳤다.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2년부터 2016년까지 미분양 아파트 증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분양가격으로 판단된다”면서 “지난 15년 추이를 살펴보면 12년간 분양가격이 상승하면 미분양이 증가하고 분양가격이 하락하면 미분양이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즉 미분양 아파트 증가의 직접적 원인은 분양가격 상승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한국 주택경기는 주택공급(분양물량)보다 주택소비(분양가격)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을 과거 추이를 통해 알 수 있다”면서 “주택 수요 감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분양가 인상은 미분양 증가를 가속화시킬 수 있어 건설사들의 합리적 분양사 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