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투자하세요" 설계사 권유에...피해액만 1300억원대
입력 2016.09.11 11:15
수정 2016.09.11 11:16
서울경찰청, 투자 사기 벌인 이 모씨 등 4명 구속·65명 불구속 입건
보험설계사 무더기 고용해 투자자 확보 나서...피해자만 4700여명
금융상품 등에 투자 시 높은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거액을 받아챙긴 일당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48살 이 모씨 등 4명을 구속하고 6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피의자 이씨는 구속된 다른 피의자들과 함께 지난해 7월부터 강남에 가짜 종합금융투자사를 차린 뒤 고객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투자 상담을 시작했다.
이들은 상담을 위해 사무실을 찾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에티오피아 원두농장과 중국 웨딩산업, 상장사 전환사채 등에 투자 시 은행 금리의 최대 10배 이상의 이자와 원금 전액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로 투자금을 받아냈다.
피해자는 총 4721명, 이들이 건네받은 투자금만도 1350억원에 이른다.
피의자들은 고객 금융정보를 가진 보험설계사 60여명을 고용하는 수법으로 수천명의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고객의 금융정보를 잘 알고 있던 설계사들은 상대적으로 손쉽게 투자를 권하고 성사시킬 수 있었다.
이씨 등은 보험설계사들이 투자 실적을 올릴 때마다 투자금의 일부를 수당으로 분배했으며, 한 보험설계사는 이 과정에서 60억원이 넘는 수당을 받아챙기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수익모델이 없었던 피의자들은 나중에 투자한 피해자의 돈으로 앞선 투자자의 원금과 수익을 메우는 '돌려막기'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이어가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투자금 마련을 위해 스스로 보험을 해약한 경우가 많아 대리점이나 설계사들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워 피해 보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같은 방식의 투자 사기 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