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폄하될 수 없는 김소희 금메달, 결국 룰 문제?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8.18 11:43
수정 2016.08.19 09:33

금메달 결정전에서 경기 막판 소극적인 태도

선수들은 룰 안에서 최적화된 승리 공식 찾을 뿐

김소희는 경기 막판 소극적인 운영으로 무더기 경고를 받았다. ⓒ 연합뉴스

여자 태권도의 김소희(22)가 깜짝 우승으로 한국의 7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김소희는 18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카리오카 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태권도 여자부 49kg급 결승전에서 세르비아의 티야나 보그다노비치(18)를 상대로 7-6 진땀승을 거뒀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이었지만 김소희는 침착했다. 사실 결승까지 오르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소희는 16강전에서 페루의 훌리사 디에스 칸세코를 10-2로 간단하게 제압했지만 8강전에서 맞붙은 ‘세계랭킹 2위’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태국)에 패할 뻔했다. 김소희를 4강으로 이끈 원동력은 종료 4초전 극적인 3점짜리 기술이었다.

김소희는 4강에서도 다시 한 번 극장승을 따냈다. 프랑스의 야스미나 아지즈(프랑스)를 상대로 연장 접전을 벌인 김소희는 골든포인트를 획득하며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결승전은 오히려 순조롭게 풀리는 듯 했다. 김소희는 2-1로 앞선 2회전에서 상대 머리에 왼발을 꽂아 넣으며 순식간에 5-1로 달아났다. 문제는 경기 막판이었다. 3회전 들어 점수 지키기에 나선 김소희는 소극적으로 경기에 임했고, 특히 종료 직전에는 무더기 경고를 받아 1점 차까지 쫓기는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이는 많은 이들이 태권도에 대해 아쉬움을 쏟아낸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그동안 ‘재미없다’는 편견과 함께 퇴출 종목으로 거론되어왔다.

이에 올림픽 태권도를 관장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재미를 배가시키기 위해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가로-세로 12m였던 경기장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이즈를 8m로 확 줄였다. 또한 전자호구를 도입해 판정의 공정성을 더했다.

여기에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경기장을 기존 사각형에서 팔각형을 만들어 공간을 18%나 더 줄였다. 보다 화끈하게 공격하라는 취지였다. 또한 헤드기어에도 전자장치를 달았다.

기존 점수제도 달라졌다. 무엇보다 몸통 회전차기를 성공시키면 3점, 얼굴 회전차기는 무려 4점을 부여해 화려한 공격으로 단 번에 역전이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지난 런던 대회와 큰 차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선수들은 여전히 소극적으로 경기에 임했고, 경기 초반 점수를 따내면 이내 수비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대량 득점이 가능한 얼굴 쪽 공격에 대한 집착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얼굴 공격이 점수를 얻으려면 몸통 공격에 가해진 충격의 25%만 전달되면 되는데, 사실상 발을 갖다대는 수준으로 포인트를 획득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선수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선수는 어디까지나 룰 안에서 경기를 펼치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의 태권도는 상대를 쓰러뜨리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 점수를 많이 따는데 있다. 따라서 최소한의 힘으로 점수를 얻고, 나머지는 방어하는데 체력을 쏟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김소희는 역시 지난 4년 간 올림픽만을 바라보며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린 선수다. 물론 김소희도 태권도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있는 것을 감지하고 있다. 그녀는 금메달 획득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태권도가 재미없다고 하는데...”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중반 이후 소극적인 공격과 도망가는 듯한 수비로 무더기 경고를 받은 김소희의 경기력에는 분명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김소희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선수들에게 해당되는 경우다. 선수들은 그저 룰 안에서 최적화된 승리 공식을 찾았을 뿐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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