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퇴임하니 질문하지 않겠다는 손혜원
입력 2016.08.16 15:35
수정 2016.08.16 15:39
<교문위>퇴임하는 장관 위해 올림픽 선수단 선전해야?
국민 대표로 주어진 질의시간 낭비하나…
퇴임하는 장관 위해 올림픽 선수단 선전해야?
"마지막으로 가시는 장관님에 대한 배려로 장관님께는 질문하지 않겠다"
"장관님을 고려해서(질문하지 않고) 한국관광공사 사장님 나왔느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추가경졍예산안 심사에서 나온 위원들의 질문이다. 국민의 대표로서 교육, 문화, 체육, 관광이라는 방대한 분야의 행정을 감시·검토하는 위원들의 질의시간이 퇴임하는 장관에 대한 개인적인 사담(私談) 수준으로 떨어진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교문위가 열리는 오전 10시, 청와대는 개각을 발표했다. 이날 개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현행 김종덕 장관에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내정됐다. 이날 질의에 나선 몇 명의 교문위원들은 퇴임하는 김 장관에게 '그동안 욕봤다' 수준의 사담과 함께 인사를 건넸다.
오전 질의에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관님 고생이 많으셨다. 여러가지로 애 많이 쓰셨고 장관님 얼굴이 좋아졌다"라며 첫 질의를 시작했다. 손 의원은 이어 "마지막 가는 장관에 대한 배려로 장관님한테는 질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질문할 내용이 있지만 퇴임하는 장관의 입장을 생각해 질문하지 않겠다'로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발언이다.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도 질의에서 개인적인 신변잡기를 언급해 빈축을 샀다. 이 의원은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리우에 다녀오셨습니까? 저는 못가서 유감입니다"라며 질의를 시작했다. 국회 교문위 소속 의원들 일부가 '국민체육진흥기금(국민체육기금)'으로 브라질 리우 올림픽 현장을 방문하려다 비용이 국민체육기금에서 충당된다는 것을 알고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우리 선수단이 노력해서 장관님이 좀 화려하게 끝을 맺을 수 있게..."라며 "장관님을 고려해서 한국관광공사 사장님은 나오셨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관광공사 사장이 출석하지 않았다고 하자 다시 김 장관에게 질의를 이어갔다.
이를 두고 국민들은 '쉬는 시간에 나눠도될 이야기를 질의시간에 꼭 했어야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으로 이를 지켜본 한 국민은 "장관이 퇴임한다고 예산과 현안에 대해 질문할 것을 하지 않겠다는 논리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질의시간이 부족해서 툭하면 '1분만 더'를 외치면서 저렇게 시간을 낭비해도 되느냐"며 답답해했다.
한편 이날 교문위는 전국 1700여개 학교의 우레탄 트랙 교체 지원 예산이 추경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안민석 더민주 의원은 "교육부와 문체부에서 올라온 추경이 과연 시급한 것인지, 일자리 창출이나 국가재난위기 극복에 해당되는지 의문이 있다"면서 "저는 학교 우레탄 트랙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7월 업무보고때 보고한 이후 구체적인 업무진행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추경안에 우레탄 교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교육부에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출석한 이준식 교육부장관은 "교육부 차원에서 올해 900여개의 우레탄 트랙 교체 계획을 수립했다"며 "마사토로 갈 것인지 (친환경) 우레탄으로 교체할 것인지 여론이 분분해서 학교 운영위에서 결정한대로 예산을 집행하고 추진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