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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부재' 국민의당…문제는 박지원의 '독무대'?

전형민 기자
입력 2016.07.26 09:55
수정 2016.07.26 09:59

당내 일각서 '박지원만 보이고 국민의당은 안보인다' 반발

박지원 "비대위 체제 하루라도 빨리 없앨 것"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천정배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이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사드 배치 철회와 국회 비준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내 일각서 '박지원만 보이고 국민의당은 안보인다' 반발
박지원 "비대위 체제 하루라도 빨리 없앨 것"


거대 양당인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8월중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하며 '흥행몰이'에 나선 것과 달리 여전히 전대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당이 흥행몰이에 골몰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와 관련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불만도 표출되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의 지나친 자기 정치에 '박지원은 보이고 국민의당은 안보인다'는 주장이다.

국민의당은 제20대 국회 개원 직후 최고의 이슈였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제1야당인 더민주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이슈몰이에 성공했다. 정치권은 더민주가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미명하에 미적거리는 사이 국민의당이 '반대'를 들고 나오면서 정통 야권 지지층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봤다.

하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심지어 텃밭인 호남에서조차 더민주에게 지지율을 역전당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당의 확고한 '사드 반대' 당론이 오히려 주지지층이던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층'을 떠나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드 이후 이슈의 부재가 국민의당으로선 당면한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이렇든 국민의당이 '포스트 사드'에 골몰하면서 비상대책위원장인 박지원 비대위원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가장 큰 불만은 박 비대위원장의 '대표직 독점'이다. 박 비대위원장이 모든 당내 권력을 독점하면서 '포스트 사드'보다는 대여·정부 공세에만 열을 올리고 본인의 정치적 입지만 다진다는 지적이다. 비대위원장은 공석인 당 대표를 대신해 당을 이끌어가는만큼 사실상 당 대표다. 원내대표인 박 위원장은 당대표까지 겸임하면서 당내 '대표직'을 독점하고 있다.

호남을 지역구로둔 A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 비대위원장의 겸직은 하루 빨리 분리돼야한다는 당의 컨센서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의원들은 이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어 그는 "아마 오늘 열리기로한 '국민의당 국회의원 및 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당대회 시기도 문제다. 국민의당은 전당대회를 내년 2월로 예정하고 있지만 이를 앞당겨야한다는 주장이다. A의원은 "겸직 분리 뿐만 아니라 자꾸 내년을 언급하고 있는 전당대회도 올해 안에 치러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를 빨리 치뤄야 정상적인 당 지도부가 들어선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전국정당으로 전당대회를 치르기엔 아직 권리당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언론노출의 창구와 당내 의사결정, 권력구조가 박 비대위원장에게 집중됐다는 불만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여러 의견을 제시하고 함께 고민하는 창구라기보다는 박 비대위원장의 발언에 맞춰 자기를 홍보하는 장(場)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련한 정치인인 박 비대위원장이 언론의 관심을 독점하면서 다른 의원들은 입도 뻥긋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실제로 지난 7일 구성된 이후 지금까지 8차에 걸친 비대위회의에서 대(對)여·정부 공세를 제외하고 국민의당 비대위는 박 비대위원장의 발언과 배치되거나 다른 어젠다, 당내 문제 등에 관한 언급자체를 극도로 꺼렸다. 박 비대위원장은 최근 당내 한 의원에게 '말조심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고 한다. A의원은 이런 문제와 관련 '박 비대위원장이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는 소리가 있다'는 물음에 "그런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신 분도 있다"면서 "이 문제는 '겸직분리'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국민의당 국회의원 및 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당내 이러한 기류를 의식한듯 "여러분들께서 만족할 때까지 저와 비대위원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 그렇게 해서 비대위 체제를 하루라도 빨리 끝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내대표직의 사임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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