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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마인드' 부족한 신임 가구산업협회장

김영진 기자
입력 2016.06.01 11:48
수정 2016.06.01 14:16

중소기업 보호 앞서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력 필요...한샘 회원사 아니라고 비판 부적절

고중환 한국가구산업협회장 겸 금성침대 대표. ⓒ한국가구산업협회
"국내 중소 가구업체들의 제품 경쟁력은 해외 업체들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입니다. 한샘 등 브랜드 가구업체들이 수입 제품보다는 우수한 국산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하는데 먼저 나서야 합니다."

고중환 한국가구산업협회 회장(금성침대 대표)이 지난달 25일 기자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밝힌 말이다. 그는 지난 3월 가구산업협회 4대 회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그동안 리바트, 퍼시스 등이 회장사를 맡아왔지만 연 매출 250억원(2014년 기준)의 중소기업 대표가 협회 회장직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그가 기자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꺼낸 말이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상생'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크게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가구업계에 대기업이라고 할 만한 곳이 한샘과 리바트 정도이고 이케아의 한국 진출로 국내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 및 브랜드가 나와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생'을 들고 나오는 것이 적절했냐는 것이다.

특히 한샘의 경우 전체 구매액 중 70~80% 가량을 국내 중소기업(벤더사)들을 통해서 구매한다. 이중 90% 이상이 인천·경기권에 소재한 기업들이다. 한샘이 굳이 인수합병(M&A)을 통하지 않고 국내 중소기업들을 통해 물건을 조달 하는 배경도 국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취지이다. 오히려 고 회장은 국내에 벤더사가 없는 이케아에 대해 더 날선 비판을 했어야 하지 않을까.

2014년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가구업체들의 위기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리지 않았다. 그런 위기감 속에서 한샘은 발 빠른 체질 변화와 노력으로 성장을 거듭했고 이케아 진출 이후에도 끄떡없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 및 중소상인들은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모바일이나 소셜커머스, 홈쇼핑 등 소비자들의 변화무쌍한 쇼핑패턴도 국내 가구 시장 변화를 이끌었다. 특히 '집방' 열풍으로 이케아 같은 저가 브랜드에서부터 프리츠 한센, 비트라, 허먼밀러 등 수입 명품 가구들에까지 소비자들의 관심도 다양화됐다.

즉 지금의 소비자들은 가구거리를 다니며 가격도 투명하지 않은 대리점에 들어가 가격을 흥정하면서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가구거리를 찾지 않고 세상이 이렇게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업체 및 상인들은 매출이 떨어지고 폐업을 하게 된 탓을 대기업에 돌리고 있다. 신임 가구산업협회장의 마인드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한샘은 '가구의 아모레퍼시픽'으로 커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이다. 이런 기업을 지원하지는 못할망정 가구산업협회 회원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비판하는 것은 협회 회장으로서 적절치 않아 보인다.

신임 가구산업협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논하기 앞서 한국 가구산업의 체질변화 및 글로벌 경쟁력, 가구 브랜드의 세계화 등 글로벌 마인드를 갖췄으면 한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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