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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비박' 김용태, 왜 혁신위원장직 수락했나

장수연 기자
입력 2016.05.15 16:44
수정 2016.05.16 05:19

김용태 "마지막 기회...뼛속까지 바꾸는 혁신할 것"

전문가 "'대안없는 비판세력' 지적 피하기 위해서"

새누리당은 15일 당 쇄신을 이끌 혁신위원장에 김용태 의원(20대 국회 3선)을 선임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새누리당은 15일 당 쇄신을 이끌 혁신위원장에 김용태 의원(20대 국회 3선)을 선임했다. 유독 친박계에 강도 센 비판을 내놨던 강성 비박계 김 의원이 혁신위원장직을 수락하게 된 데 대해 비박계가 '대안없는 비판세력'이란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태 의원은 우리 당의 젊은 피 중 하나로 늘 당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개혁적 정치인"이라며 혁신위원장 임명 사실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마음 떠난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찾아오는 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당 혁신위의 목표가 돼야 한다"며 "그야말로 김 의원이 적임이라고 결론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의원은 서민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운 과정을 거쳐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며 "늘 서민과 함께해 온 정치인이고 누구보다 고단한 서민들의 삶과 함께 해 온 정치인으로 어려운 서울지역에서 세 번이나 당선됐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혁신위원장을 당초 목표했던 외부인사가 아닌 당내 인사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당의 문제를 잘 알고, 당이 나가야 할 방향을 새롭게 정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당을 뜯어고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아 그런 일에 선뜻 나설만한 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용태 혁신위원장은 "개혁을 위한 실천과제는 이미 다 나와있다. 이미 아는 답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며 "정치의 특권을 내려놓는 과제는 물론 총선 최대 패배 원인을 제공한 계파갈등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김 혁신위원장은 "새누리당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뼛속까지 바꾸는 혁신을 해나가겠다. 아직 새누리당에 기대하는 분과 지지를 철회한 분들에게 결과로써 보답하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뜬금없는 카드'라는 반응이다. 특히 친박계에 번번이 태클을 걸어온 김 의원이 이번엔 친박계가 내민 손을 잡았다는 배경에 대해 의아하다는 것이다. 김 혁신위원장 측은 "다른 적임자가 마땅히 없었고, 본인이 해야될 일이라 생각해 적임자라 판단한 것"이란 답변을 내놨지만 당 밖의 시선은 달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친박계 입장에서는 김용태 의원이 비박계의 비토를 잠재울 수 있는 좋은 카드인 것은 맞다. 반면 비박계 쪽에서는 혁신위 전권을 부여받았음에도 이를 고사하면 '비판만 하는 세력 아니냐. 대안이 없지 않느냐'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면하기 위해 김 의원이 위원장직을 수락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김 의원을 선임한 것은 의외다. 강성 비박계를 위원장 자리에 앉힘으로써 상징적으로 통합의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결국 외부 중량급 인사의 영입에 실패한 것 아닌가. 당내 인사가 혁신위원장을 맡게 되면 그렇게 강도 높은 혁신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평론가는 "게다가 지금 비박계가 모두 각자도생으로 뿔뿔이 흩어져 제 힘도 발휘 못하는 상황에서 비박계 혁신위원장이 과연 실효성있는 개혁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며 "또 만들어낸다 한들 친박계가 그 제안을 받을 지도 미지수다. 본인은 이런저런 센 이야기들을 할 수 있겠지만 실효성 있게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결국 친박계의 분장사 역할 정도 밖에는 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내 의원들의 반응도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 참패 이후 당내 쇄신의 목소리를 내온 '새누리혁신모임'(새혁모) 소속의 한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환영한다. 김 의원이라면 강단도 있고 혁신위원장을 할 만한 사람이다"며 "개혁이나 쇄신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반면 한 친박계 의원은 "모른다. 나는 그 일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해줄 말도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차기 전당대회 준비 등을 주도할 임시 지도부 성격의 비상대책위원회 명단을 발표했다.

당연직인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을 비롯해, 3선에 오른 김세연·김영우·이진복·홍일표 의원과 이혜훈 당선자, 재선인 한기호 의원, 정운천 초선 당선자 등도 내정됐다. 당은 17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와 혁신위 구성안을 추인하고 혁신위에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도 의결할 계획이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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