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한 통의 편지, 누명인가 기만인가?
입력 2016.05.07 21:00
수정 2016.05.08 00:32
'그것이 알고싶다' 고기리 살인사건의 진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SBS
억울한 누명인가, 의도적 기만인가?
7일 방송되는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고기리 살인사건의 마지막 용의자, 조 씨의 편지를 통해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그날의 진실을 추적한다.
지난 3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수도권의 한 구치소에서 발송된 편지였다.
발신인은 3년 전 역대 최고 현상금액의 주인공 조 씨. 그는 법원의 최종 선고를 앞두고 제작진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상세히 적어 보냈다. 그런데 그가 연루돼 있다는 사건은 제작진에게도 낯설지 않은 사건이었다.
놀랍게도 우리에게 편지를 보내온 이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4년 전 방영했던 '866회, 현상금 5억 - 죽음의 의뢰인은 누구인가' 편의 유력한 용의자였다.
그런데 제작진이 애타게 찾았던 바로 그 조 씨가 억울함을 호소해온 것이다. 그는 억울한 누명을 쓴 또 다른 피해자일까 아니면 언론을 통한 기만을 의도한 걸까? 조 씨와 제작진의 '게임'은 그렇게 시작됐다.
2012년 8월 21일 고기동이라 불리는 용인의 한 부촌에는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주민들이 잠자리를 준비하던 저녁 9시 30분경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고요를 갈랐다.
깜짝 놀라 밖으로 나온 이웃들은 황망한 표정의 아내 현 씨와 둔기에 맞아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는 남편 유 씨를 발견했다. 긴급히 병원으로 이송된 유 씨는 이내 사망했다. 사인은 두부손상 대뇌출혈. 이 부부는 도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파국을 맞이하게 된 걸까?
수사는 답보상태에 놓인 듯했다. 유일한 목격자인 아내 현 씨는 범인들의 얼굴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 했다. 심지어 사건의 충격으로 실어증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사건 발생 40일 후에서야 발견된 손도끼와 전기 충격기 또한 범인들의 흔적이 말끔히 지워져있었다.
그때 유가족에게 한 통의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유 씨의 살인을 교사한 사람을 알고 있다는 것. 그는 부동산 문제로 유 씨와 원한관계에 있던 박 씨를 살인교사범으로 지목했다. 교사범의 혐의 인정으로 수사의 물꼬는 조금씩 트여가고 있었다. 검찰 수사 결과 박 씨는 폭력조직 출신인 심 씨에게 전기 충격기를 건네며 살인을 교사했음이 밝혀졌다.
심 씨는 또 다른 두 명에게 '유씨를 혼내줄 것'을 명했고 그들이 바로 CCTV 속에서 유 씨에게 둔기를 휘둘러 사망케 한 '우비 복장의 실행범'들이었다. 끈질긴 수사 끝에 살인에 직접 가담한 유력한 용의자로 김 씨와 조 씨, 두 명으로 압축됐다.
여기 또 다른 사건 하나.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전국은 위장경관 강도단으로 떠들썩했다. 주로 광주와 서울을 오가며 범행을 일으킨다는 4인조 강도단은 검문을 가장해 승용차를 세운 뒤 금품을 갈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등산용 손도끼를 이용해 피해자를 가격한다는 그들. 멤버 중 두 명은 유독 사이가 돈독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것이 바로 김 씨와 조 씨였다. 강도단이 체포될 당시 김 씨가 도망갈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 인질극까지 벌였다는 조 씨. 의리로 맺어진 두 친구가 용인 청부살인 사건의 마지막 용의선상에 나란히 오른 것이다.
조 씨의 지난 행적을 좇던 중 그의 지갑에서 부적 하나를 발견했다. 평소 교회를 다니던 그가 항상 지녔던 부적이기에 더욱 그 존재가 의심스러웠다. 부적 안에는 붉은 글씨로 '口戈' 라는 한자가 반복적으로 쓰여 있었다.
"입을 다물라. 다물지 않으면 창으로 입을 찌르겠다."
조 씨가 조용히 가슴속에 품고 있던 부적의 의미였다. 그가 검거 직전까지, 부적의 힘을 빌려서라도 끝까지 함구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제작진은 숨겨진 진실 조각을 찾아보기 위해 편지 속 조 씨의 증언에 따라 사건 발생 시점으로 돌아가 그의 마지막 행적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의 행적 속에서 만난 조 씨의 지인은 우리 앞에 새로운 이야기를 하나 던졌다. 경찰, 검찰 수사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언급된 바가 없던 새로운 단서가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그것이 바로, 조 씨가 끝까지 함구하고 싶었던 비밀인 걸까? 진실 추적의 7부 능선을 넘는 순간이었다.
왜 두 친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지금까지 침묵한 걸까? 발견한 단서는 사건의 진실을 증명해 줄 마지막 퍼즐인 걸까?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살인과 무기징역이라는 죄와 벌, 그리고 두 친구의 의리와 배신 사이에서 펼쳐지고 있는 위험한 진실게임을 추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