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원내대표 경선 D-1, 3대 변수는?
입력 2016.05.03 18:09
수정 2016.05.03 18:16
후보 간 차별성 크지 않아 '김종인 문재인 박지원' 인물 변수에 주목
더불어민주당의 20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을 선출하는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0년 만에 3당 체제가 구축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제1당 원내대표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계파별 세력 싸움의 연장전으로 불렸던 역대 경선과는 달리 후보 간 단일화가 전혀 없이 치러지는 만큼 향배는 여전히 미지수다.
현재 4선의 이상민·강창일 의원, 3선의 우상호·노웅래·민병두·우원식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으나, 이들 간에 확실히 차별화를 둘 정도로 뚜렷한 특징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후보 개인보다는 당 안팎의 변수에 의해 결과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변수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주목할 것은 세 가지 요소 모두 인물이란 점이다.
일단 당 내부적으로 고려되는 주요 변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다. 4.13 총선을 진두지휘한 결과 더민주를 원내 제1당으로 만든 동시에 내부 세력도 상당 부분 다져놓은 김 대표의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광주 선거 패배 책임론과 전당대회 문제를 두고 문재인 전 대표와 불화설까지 제기된 것을 고려할 때, 김 대표 측 세력이 소위 비주류로 분류되는 이상민·강창일·노웅래·민병두 의원에 상대적으로 힘을 실어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대표적인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자 타 후보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문(친 문재인)계와 가까운 우상호·우원식 의원을 선택함으로써 내부의 세력 균형 차원에서 전당대회 연기론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당내 최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주류계 측 인사를 원내사령탑으로 세우는 대신, 외연확장과 내부 견제를 이유로 들어 ‘김종인 체제’를 유지하는 명분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의 경우, 앞서 후보군이 결정되기 전 최대 변수로 작용한 바 있다. 최대 계파인 친문 진영의 홍영표 의원은 당초 가장 강력한 당선권 후보로 꼽혔으나, 문 전 대표가 지난달 30일 홍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이에 대해 문 전 대표의 요청은 자신의 결정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결국 출마를 포기했다.
또한 당 안팎에서 출마 권유를 받았으나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한 의원 측 관계자는 지난달 “본인이 결정하기 전부터 주변에서 역할을 좀 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고민하고는 있지만, 문 전 대표가 좀 나서서 자기 쪽 후보를 정리해주지 않는 한 뭐하러 나가겠느냐”며 “총선에서 민심이 보여준 건 계파를 넘어서 소통하라는 요구였다. 지금 친문 후보들이 저렇게 난립하는데 전직 대표로서 좀 정리를 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키도 했다.
아울러 김 대표의 정체성 문제를 지적해왔던 친문계 등 주류계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일각에선 비주류에 비해 야당의 선명성에 힘을 실어왔던 우원식·우상호 의원이 친문계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동시에 두 사람의 지지층이 겹쳐 표가 나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그간 더민주 내 소위 ‘친노 대 비노’로 구분돼 왔던 경선 양상과는 달리 계파가 주요 변수로 작용하진 않을 거란 전망도 적지 않다. 후보 간 단일화가 한 건도 없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우상호 의원 측 관계자는 “정략적으로 무조건 우리진영에서 돼야한다는 논리가 작동했다면 단일화를 크게 생각했겠지만, 이번에는 계파적 특성보다는 본인의 캐릭터와 능력에 따라 선택 받을 거라 본다. 일단 소위 비주류 분들도 단일화 없이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원내대표는 더 이상 특정 그룹을 대변할 사람이 아니라고 본다. ‘초선 변수’도 언급되는데, 그 들이 서로 다 모여서 논의하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우상호 의원의 경우 당 생활을 굉장히 오래 하면서 다른 분들과는 연결고리가 없는 초선 의원들과도 개인적 친분을 형성하고 있다. 크게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과의 스킨십이 유리한 요인이고, 이게 당일 표심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원식 의원 측 관계자 역시 “단일화 요구가 없던 것은 아닌데 일단 그런 것을 논의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제일 컸다”면서도 “소위 비주류 측에서도 단일화가 적극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던 점도 있고, 우리는 총선 민심에서 보여준 ‘불공정 해소’라는 가치를 가장 구체적으로 실천해온 후보 아닌가. 이번 경선에서는 그런 개인적 경험을 보고 적합한 후보가 누군지 선택해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야를 막론한 공통 변수는 역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다. 오랜 정치 경륜과 원숙함을 갖춘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물론 더민주로서도 부담이 적잖은 협상 상대일 수밖에 없다. 실제 3일 선출된 정진석 신임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박지원 원내대표와 맞설 수 있는 원숙한 경륜을 갖춘 사람을 선택해달라”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또한 앞서 더민주 내부에서도 박 의원에 대항할 만한 4선 중진 의원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다만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아무리 경륜이 중요하다고 해도, 일단은 제1당과 제2당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특히 야당에서는 내부 의견 조율부터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당 의원들 의견을 모으는 리더십이 핵심 요소이지, 다른 당 후보가 어떤지는 사실상 다음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변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