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침입 공시생' 수능시험도 컨닝, 어떻게?
입력 2016.04.14 14:46
수정 2016.04.14 14:48
매 교시 끝나고 정답 올라오는 점 악용, 시험 중에 답안 확인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선발시험' 성적을 조작한 송 씨(26)가 대학수학능력 시험에서도 부정행위로 고득점을 얻은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다.
14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따르면 송 씨는 2011년 수능 응시 전에 허위로 타낸 '저시력자' 진단서를 제출했다.
저시력자 학생들은 일반학생들과 달리 과목당 1.5배씩 시험 시간을 늘려 받는다. 송 씨는 매 교시가 끝나면 인터넷에 정답이 올라오는 점을 악용, 시험 중 화장실에 가 몰래 숨겨둔 휴대전화로 답안을 확인해 고득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송 씨는 부정행위를 하지 못한 1교시 언어영역은 5등급을 받았지만 나머지 과목에서는 모두 1등급의 고득점을 받았다. 명문대학에 입학하지 못한 송 씨는 2012년 수능시험에 재응시했지만, 당시 시험은 답안 공개가 늦게 이루어진 탓에 성적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앞서 송 씨는 지난 2월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를 5차례 침입, '2016년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 필기시험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송 씨의 범행 가능성 등을 조사해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이어 송 씨는 공직적격성검사(PSAT) 모의고사 문제지·답안지를 훔친 사실을 자백했으며, 2015년에 치른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토익시험에서도 허위로 저시력자 진단서를 제출해 일반 학생들에 비해 각각 16분, 25분 씩 더 길게 시험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