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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수소탄' 성공? 사실이면 기존 핵폭탄 '수십배'

하윤아 기자
입력 2016.01.07 05:34
수정 2016.01.07 05:38

기술적 정교함 필요한 수소폭탄 파괴력 우라늄·플루토튬 폭탄보다 강해

북한의 4차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6일 오후 동해안 최북단 통일전망대를 찾은 관광객이 망원경으로 눈앞의 북한땅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6일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 같은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 위력은 기존 우라늄, 플루토늄을 원료로 한 핵폭탄 위력을 수십배 이상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폭탄은 중수소(일반 수소보다 질량이 두 배 무거운 수소)와 삼중수소(일반 수소보다 질량이 세 배 무거운 수소)가 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해 만든 살상용 무기로, 기존의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원자핵을 분열시키는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해 만든 핵분열 무기와는 생성 원리가 다르다.

특히 수소폭탄은 원료 자체를 확보하기가 어려워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에 비해 기술적으로 정교함을 요구하고, 파괴력에 있어서도 동일한 크기를 놓고 비교해본다면 수십배에 달한다.

핵 전문가인 김태우 건양대 초빙교수(전 통일연구원장)는 6일 ‘데일리안’에 “우라늄폭탄이나 플루토늄 폭탄이 1세대 분열탄이라면 수소폭탄은 2세대 융합탄”이라며 “수소폭탄은 기술적으로 한 단계 더 진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같은 사이즈의 폭탄을 놓고 비교한다면 경우에 따라 수십에서 수백배 이상 폭발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세대 분열탄과 2세대 융합탄은 원료도 다르고 원리도 다르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며 “특히 수소폭탄은 원료를 확보하기가 대단히 어려워 개발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바닷물 속에 많이 들어있어 상대적으로 확보하기 쉬운 중수소와 달리 삼중수소는 만들어내기가 힘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수소폭탄은 핵융합 원료인 ‘트리튬’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자연계에 없는 원소라 입수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더욱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원료를 고온·고압 상태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정교한 기술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이 현재까지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실제로는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수소폭탄의 전 단계로 볼 수 있는 ‘증폭핵분열탄’ 실험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이다.

그러나 김 교수는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다는 것을 믿지 않을 이유가 딱히 없다”며 “핵개발은 북한이 그야말로 죽기 살기로 해온 사업이다. 힘이 닿는 데까지 수소폭탄 개발에 착수했다고 볼 수 있고, 그렇게 가정한다면 수소폭탄이 아니라고 굳이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억측을 경계했다.

지난 2006년 북한이 첫 번째 핵실험을 단행한 지 10년째가 된 시점에서, 과거 여러 국가들에서 1세대 분열탄을 만든 이후 2세대 융합탄을 만들기까지 5년가량이 걸린 점을 감안한다면 북한이 기술적으로 수소폭탄 개발 단계까지 오지 못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북한이 핵무장의 길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는 게 증명이 됐고, 우리가 가진 재래식 무기로 북한의 핵을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않은 미증유의 전략적 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 핵 질서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안보에 중대한 위협인데 수소폭탄이 맞는지 아닌지를 따지는 데 에너지를 뺏길 여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상청의 발표대로 이번 지진이 규모 4.8이라면 지난번 3차 핵실험 당시보다 진도가 약한 것이라,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이 낮다는 일각의 견해에 대해서도 “사실상 실험장 내부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바깥으로 탐지되는 폭발력 규모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단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3년 3차 핵실험 당시에도 ‘수소폭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고농축우라늄(HEU)를 이용한 핵실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된 바 있다. 당시 국방부와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는 북한이 수소폭탄 전단계인 ‘부스티드 웨폰(boosted fission weapon, 증폭핵분열탄)’ 수준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정돼 있는 플루토늄을 이용한 실험보다는 생산이 가능한 HEU를 이용한 핵실험을 벌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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