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쿠보처럼' 국민감독 김인식, 2017 WBC 지휘봉 만큼은...
입력 2015.11.23 12:12
수정 2015.11.23 13:04
전임감독제 등 대표팀 연속성 확보할 제도 보완 시급
한일전 승리로 "일본 보다 낫다" 착각은 절대 금물
22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인식 감독은 전임감독제에 대해 "분명히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연합뉴스
한국야구가 '프리미어12' 초대 대회 우승으로 화려한 피날레를 마쳤다.
'국민 감독' 김인식(69) 감독은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지도 모를 이번 대회서 정상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다음 국제 대회는 2017년 3월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지난 2013년 대회에서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당했던 한국으로서는 명예회복이 절실하다. 하지만 프리미어 12의 영광에도 2017 WBC를 생각하면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대표팀의 연속성이다. 해마다 국제대회가 임박할 때마다 그때그때 대표팀을 급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대회가 끝나고 김인식 감독과 코칭스태프 역시 대표팀 유니폼을 벗게 된다. 전임 감독제와 상비군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한국 야구의 현 주소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고쿠보 감독을 전임 감독으로 임명하며 치른 첫 대회였다. 비록 한국에 패하며 자국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1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야구계의 대표팀 운영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을 이겼다고 해서 한국의 대표팀 운영 시스템이 일본보다 더 낫거나 효율적이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22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인식 감독은 전임감독제에 대해 "분명히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내가 WBC 1, 2회 대회 때 한화 감독이었다. 부담이 굉장히 컸다"며 "KBO리그 감독들이 대표팀까지 맡으려면 부담이 클 것이다. 젊은 감독들이 전임 감독을 맡아 새롭게 팀을 이끌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2017 WBC에서 한국은 또 새로운 대표팀 감독을 구해야한다. 2016시즌이 끝나면 바로 대표팀을 구성해 WBC 준비에 돌입해야하는 상황이니 시간이 생각보다 넉넉하지 않다. 자칫 잘못했다간 지난 WBC의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인식 감독이 2017년까지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실제로 김 감독은 WBC 1,2회 대회에서 지휘봉을 잡아 좋은 성적을 거뒀고 국제 경험도 가장 풍부하다. 야구계에 신망이 높은 김 감독이 사령탑이 되면 코칭스태프나 선수구성에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야구가 언제까지 김 감독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 김 감독은 2002 부산아시안게임부터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왔고 올해로만 14년째다. 나이도 어느덧 칠순에 육박한 고령이다.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극심한 대표팀 감독을 떠맡기는 것은 야구 원로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한국도 이제는 국제 경험을 갖춘 지도자들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야할 필요도 있다.
김 감독의 장기집권이 어렵다고 했을 때 대안은 현역 프로팀 감독들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이나 WBC 때처럼 전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들이 지휘봉을 잡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소속팀과 대표팀을 겸임해야하는 현역 감독들의 이중고가 너무 크다는 게 문제다. 올해 우승팀인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프로 1군 감독이 첫 해였던 초보 사령탑이다. 그렇다고 2016시즌 우승팀 감독이 결정될지 기다리려면 대표팀 구성과 운용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이나 책임감을 기대할 수 없다.
결국 논의는 돌고 돌아 다시 전임감독제에 대한 논의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국내 야구계에서 전임감독제는 몇 차례 화두에 올랐지만, 국제대회가 많지 않은 야구의 특성상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도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야구계 주요 관계자들도 이제는 전임감독제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사령탑을 구하지 못해 매번 국제대회 때마다 전전긍긍하는 시행착오를 되풀이해서는 곤란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