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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유연석, 완전히 새 판 짰다 '벽을 뚫는 남자'

이한철 기자
입력 2015.11.05 18:56 수정 2015.11.24 19:31

나란히 첫 듀티율 역할..로맨틱 히어로 주목

21일부터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공연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벽을 뚫는 남자' 듀티율이 새로운 배우, 달라진 색깔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프랑스의 국민작가 마르셀 에메의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 '쉘부르의 우산'의 유명 작곡가 미셸 르그랑이 작곡한 작품이다.

1940년대 파리 몽마르트를 배경으로 평범한 우체국 직원 듀티율이 어느 날 벽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시종일관 유쾌한 재미와 발랄한 유머, 그리고 통쾌한 풍자가 쏟아진다. 1996년 프랑스에서 초연돼 그 이듬해 프랑스의 토니상으로 불리는 몰리에르상에서 최우수 뮤지컬상과 연출상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2006년 이후 총 네 차례 공연되며 호평을 받았다.

연출은 지난 시즌에 이어 임철형이 다시 한 번 맡았다. 그는 초연에 이어 8년 만에 부장검사 역으로 무대에도 오른다.

공연제작사 쇼노트 송한샘 이사는 이번 시즌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 데일리안

4일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철형 연출은 "평범한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벽을 뚫게 되는 동화 같은 내용이다. 어느 날 소통이라는 벽을 만나 자기 안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것에 반응한다. 그 안에서 현실적인 인물들을 지켜보게 되는 아름다운 과정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공연제작사 쇼노트 송한샘 이사는 이번 시즌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임철형 연출은 "무대나 의상의 큰 변화는 없지만 음악적 부분에서 변화가 많다. 듀티율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고 찾아가는 중이다"고 말했다.

임철형 연출은 "그 전에는 소심하고 연악하고 사람 앞에서도 수줍어했던 듀티율이지만, 이번 공연의 듀티율은 본인이 가진 진짜 모습을 찾아간다. 그런 듀티율의 변화는 기준의 '벽을 뚫는 남자'와 많이 다르게 음악적인 부분에서 나타난다"고 답했다.

듀티율에 역은 유연석과 이지훈이 나란히 캐스팅됐다. 그동안 코믹한 이미지나 예능감각을 지닌 배우들이 주로 했던 듀티율 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잘 생긴 두 배우의 캐스팅은 의외다. 작품의 간판인 두 배우 모두 이 작품에 처음 참여한다는 점도 이채롭다.

이에 대해 변희석 음악감독은 "이번에는 좀 더 매력적인 듀티율을 만들고 싶어 훤칠한 두 배우를 선택했다"며 유연석과 이지훈을 새롭게 캐스팅한 이유를 전했다.

'벽을 뚫는 남자'에 출연하는 유연석은 늘 무대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 데일리안

'은밀한 유혹' '맨도롱 또똣' '상의원' '제보자' '응답하라 1994' 등 드라마와 스크린을 동시에 섭렵한 다재다능한 배우 유연석은 평소 유려한 노래 실력 때문에 주위에서 뮤지컬 출연에 대한 권유와 제안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인 역시 뮤지컬 출연에 대한 의지가 깊었다.

유연석은 "연극영화과 출신이라 공연을 했던 시간들이 계속 그립더라. 시간이 되면 꼭 서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며 "최근 계속 작품을 하느라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는데, 회사에서 올 연말에 쉴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공연을 하게 해달라고 얘기를 했다. 뮤지컬을 하게 해달라고 거의 통보를 하다시피 했다"고 전했다.

유연석은 "이 말을 한 뒤 3일 쯤 후에 우연찮게도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다. 이건 운명이고 꼭 공연을 해야겠다 싶었다. 쉽지 않고 너무 떨리지만 연습하는 것 자체가 제가 바라던 일인가 보다. 너무 행복하다"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임철형 연출은 유연석에 대해 "(유연석은) 가창력보다는 진심 어린 감성적인 소리를 내줄 것이라 믿음이 있었다"며 "또 유연석이 연습 시작 전부터 열정을 내보였다. 연습 2달 전부터 음악감독에게 요청해 미리 연습을 하며 시간을 투자하는 모습에 확신이 들었다"고 전했다.

변희석 음악감독 또한 "(유연석은) 편하게 말하는 것처럼 노래를 한다. 처음 시작한 뮤지컬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에서 잘 해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칭찬했다.

이지훈은 유연석과 함께 완전히 새로워진 듀티율을 선보인다. ⓒ 데일리안

2006년 '알타보이즈'를 시작으로 '내 마음의 풍금' '햄릿' '쓰릴 미' '에비타' '위키드' '프리실라' '라카지' 등 소극장부터 대극장까지 창작과 라이선스 뮤지컬의 수작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무대의 베테랑 연기자로 자리매김한 이지훈도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최근 '엘리자벳'의 루이지 루케니 역을 훌륭히 소화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이지훈은 "처음에 작품을 접했을 때는 관객 입장에서는 편안하고 아름답게 봤다. 그래서 이 작품은 뮤지컬 '엘리자벳' 이후 잠깐 쉬어가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이지훈은 "내 판단이 굉장히 잘못됐다는 것을 연습 시작하고 알았다"면서 "관객 입장에서는 편하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지만, 그 안에 세세하게 들어가 보면 그 어떤 작품보다도 디테일이 많다"며 "연습을 하면서 굉장히 많이 배운다. 많은 작품을 했지만 내가 갈 길이 아직 멀었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배다해는 '벽을 뚫는 남자'에서 듀티율과 사랑에 빠지는 순수한 여인 이사벨로 분한다. ⓒ 데일리안

듀티율과 사랑에 빠지는 순수한 여인 이사벨로는 최근 '복면가왕'에서 질풍노도 유니콘으로 출연해 '오페라의 유령'의 고음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가수이자 '셜록홈즈' '루팡'에 출연한 뮤지컬배우 배다해가 출연한다. 또 뮤지컬 '머더발라드' '베어 더 뮤지컬' '고래고래'로 시원한 가창력과 탄탄한 연기력을 쌓아가고 있는 문진아가 더블 캐스팅됐다.

배다해는 "가수로서도 그렇고 뮤지컬 배우로서도 그렇고 침체기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나. 나이를 먹다 보니까 점점 좋은 작품에 눈을 떠가는 것 같다. '벽을 뚫는 남자'를 만나게 돼 영광이고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벽을 뚫는 남자'에서 가장 큰 웃음을 선사하는 캐릭터 의사 듀블 역에는 2012, 2013 시즌 연속으로 안정된 연기와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호평을 받았던 고창석과 스크린과 무대를 넘나드는 개성파 배우 조재윤이 출연해 극의 감칠맛을 더해줄 예정이다. 이들은 듀블, 경찰, 변호사, 형무소장의 1인 4역을 소화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조재윤은 "'벽을 뚫는 남자'로 처음 뮤지컬에 도전하게 됐다"며 "노래를 잘 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작품을 시작하면서 편안하게 노래를 부를 수 있어서 좋았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특히 "처음 뮤지컬에 캐스팅되고 고창석의 공연 실황을 듣고 연습을 했다. 고창석과 다른 나만의 색깔을 입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한층 새로워진 모습으로 기대감을 더하고 있는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오는 21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공연된다.(문의 02-749-9037)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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