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신동주, 신동빈에 반격...L투자회사 9곳 등기 변경
입력 2015.08.11 11:18
수정 2015.08.11 11:22
신 전 부회장, 10일 변경 등기 신청...일본 출국 이유 조금씩 드러나
11일 한 언론에 따르면 10일 오전 10시께 일본 법무성에 L투자회사 12곳 가운데 9곳(L1·2·3·7·8·9·10·11·12)에 대해 이의신청 성격의 새로운 변경 등기 신청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 7일 신 회장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일본으로 출국한 신 전 부회장 측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첨부해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법무성 등기변경 신청서에는 대표이사 직인과 함께 위임장이 첨부돼야 하기 때문이다.
변경등기가 신청된 9개 L투자회사는 기존 신 총괄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있던 곳으로, 7월 31일 자로 신 회장과 공동대표로 등기됐다.
법무성은 이 문제의 9개 L투자회사에 대해 10일부터 관련 등기 열람과 등본 교부를 중단한 상태로 등기사건 처리 중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법무성 관계자는 "9개 회사에 대해서 변경등기 신청이 이날 오전 접수돼 공식적인 검사(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관련 등기부 열람과 발급은 중단됐다"며 "관련 검토는 짧으면 3~5일, 늦으면 11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이 일본으로 출국한 이유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총괄회장의 대리 자격으로 일본에 입국해 신 회장이 단독으로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에 취임한 데 따른 반격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L투자회사는 한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돼왔다.
L투자회사는 일본 롯데의 각 계열사들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지주사로 전환하거나 투자사와 합병하면서 탄생한 회사들이다. 이에 따라 L투자회사를 차지하는 측이 사실상 한·일 롯데를 모두 장악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출국 직전 "아버지가 동생이 멋대로 L투자회사 대표이사에 취임해 화를 내셨다"며 "일본에서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신 전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에 대해 정면 반격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