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여대생' 용의자, 성폭행 시도 아닌 계획 살인?
입력 2015.07.17 11:58
수정 2015.07.17 12:01
범행 전 2시간 동안 8차례 수원 실종 여대생 주변 배회해
경찰은 수원 실종 여대생 살인 사건이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A 씨(22·여·대학생)는 지난 13일 남자친구 B 씨(22)를 포함, 친구 등 4명이서 술을 마신 후 남자친구와 길거리에서 잠이 들었다. 하지만 용의자 윤 씨(45, 건설회사 임원)와 함께 사라진 피해자 A 씨는 결국 16일 평택 진위배수지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16일 서울 과학연구소 부검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 A 씨의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사(목졸림사)’로 확인됐다.
당초 경찰은 윤 씨가 술에 취한 A 씨를 자신의 건설회사 건물 3층 남자 화장실로 끌고가 성폭행을 저지르다 A 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실제로 사건이 벌어진 3층 화장실 내부의 바닥 타일은 격렬한 몸싸움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다수 깨져있었고 좌변기와 바닥의 접착 부분도 분리돼 있었다. 또한 A 씨의 왼쪽 신발 한짝도 화장실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경찰은 윤 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CTV에서 윤 씨는 A 씨가 사라진 13일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0시까지 2시간 동안 무려 8차례나 회사 주차장을 들고나가며 피해자가 있던 수원역 앞 번화가를 배회한 것이 포착됐다. A 씨가 술에 취해 누워있던 곳과 회사의 거리는 500m다.
회사 주변 CCTV 영상을 보면 사건 전날인 13일 오후 10시경 회사 건물에서 나와 서성 거린 뒤 10시 20분께 자신의 타고 어디론가 향했다.
이어 20분 뒤 다시 회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2분 뒤 다시 차를 타고 번화가 주변에 있다가 5분 뒤 오후 10시 50분경 다시 회사에 차를 주차했다.
그 후 11시 15분쯤 다시 차를 갖고 나가 피해자 A 씨를 납치해 차에 태운 뒤 오전 0시경에 회사로 돌아왔다.
경찰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용의자의 범행 전 행적으로 미뤄, 피해여성을 포착하고 주변을 배회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용의자가 실제로 피해여성을 목격한 뒤 주변에 머물렀다고 확신할 증거는 없어 계획성 여부에 대해선 주변 CCTV 영상을 더 확인해봐야 결론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용의자 윤 씨는 14일 오후 5시 30분쯤 강원 원주시의 한 저수지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맨채로 수색 중이던 경찰에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