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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문은행' 눈독 들이는 기업들

김영민·이미경·김해원 기자
입력 2015.07.16 09:00
수정 2015.07.16 10:20

<인터넷 전문은행 금융판 지각변동(하)>

1차 예비심사 금융권 대상…증권사들 가장 적극 도전

은행법 개정 통과되면 내년 산업자본 유입 가능성 높아

ⓒWISEGEEK

"인터넷 전문은행 1호 타이틀을 잡아라!"

금융당국이 연내 인터넷 전문은행 시범 사업자 1~2개를 선정키로 하면서 관련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매뉴얼 초안을 공개했고, 오는 22일 금융사 대상 설명회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기획]'인터넷 전문은행' 금융판 지각변동
(상)인터넷 전문은행, 첫 단추 풀었다
(중)아직은 찬반론 '팽팽'...은산분리 등 쟁점은?
(하)인터넷 전문은행에 눈독 들이는 기업들
이후 오는 9월 중 예비인가 신청을 받고, 10~11월 심사를 거쳐 12월에 1차 예비인가를 통해 1~2개 시범은행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또 올해 은행법 개정안 통과로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내년에는 산업자본 유입으로 본격적인 인터넷 전문은행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가장 유력…1호 타이틀은 누구에게?

인터넷 전문은행 1호는 금융권으로 국한된 만큼 증권사, 제2금융 등에서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증권사들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물밑작업에 들어가면서 오는 9월 예비인가 신청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증권사다. 미래에셋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인터넷 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던지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준비가 한창이다.

NH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은 오는 9월에 예정된 예비인가 신청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대우증권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업적인 타당성을 검토하는 중이다.

아울러 증권사들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인가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는데 있어 은산분리나 산업자본 등 현재 규제에 제한을 받지 않은 증권사가 유리한 상황"이라며 "여신업무나 IT, 통신, 인터넷 모집 등과 관련해서는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사업진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인터넷 전문은행 TF를 꾸린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이번 예비인가에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로부터 증권사와의 컨소시엄 제의도 받았고 이번에 한 ICT기업과는 사업 협업에 대한 내용이 꽤 구체적으로 진행된 상태"라고 전했다.

산업자본(다우기술)이 대주주인 키움증권의 경우 은행법 개정안 통과 후에 은산분리 규제 완화 후 도전장을 내민다는 전략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해외사례 벤치마크 등 2단계 인가를 위해 큰틀에 맞춰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은행법이 개정될지 여부가 확실치 않기 때문에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산분리 완화 후 산업자본도 진출 대기 중

내년에는 거대 산업자본도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인터넷 전문은행에 산업자본의 진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기존 4%에서 최대 50%까지 확대를 추진한다.

은산분리의 큰 틀은 유지하되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서만 은산분리 규제를 일부 완화해 산업자본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의지다.

대신 은산분리 완화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기 않도록 산업자본 중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규제완화 대상에서 제외해 경제력 집중 논란을 불식시키고, 보유한도를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수준까지만 완화해 타 주주들의 견제를 가능하도록 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이 올해 통과될지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금융당국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한 산업자본 진입이 필요하다고 적극 강조하고 있는 만큼 재계에는 이번이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재계에서는 ICT 계열을 보유한 그룹사나 대형 IT기업 등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고위관계자는 "올해 은행법 개정안 통과가 확정되면 재계에서도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될 것"이라며 "일부 그룹사들은 내부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이 익숙하고 신뢰 있는 브랜드를 앞세워 인터넷 전문은행 시장 공략에 나선다면 승산이 있다"며 "은행업계에서 산업자본의 유입은 기존 일반은행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제2금융, 관심은 있지만 아직은…

제2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이 인터넷 전문은행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관망하는 자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수익성이 시장에서 증명이 돼야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아직까지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저축은행의 대출업무의 경우는 이미 대부분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어 인터넷 전문은행이 큰 파급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시중은행들 뿐 아닌 저축은행도 인터넷뱅킹 사용이 일반화 돼 있고 ATM기계 또한 접근이 쉽다는 이유에서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는 인터넷뱅킹이 도입됐던 2000년대 초기에 인터넷 전문은행을 허가하면서 정착하고 자리 잡는데 어려움이 없었다”며 “하지만 국내는 이미 인터넷뱅킹 등 다양한 수단으로 편리하게 퍼져있어 인터넷 전문은행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증권사나 몸집이 큰 시중은행의 경우는 인터넷 전문은행에 관심이 많을 수 있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인터넷은행의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앱이 있고, 몸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영업점의 한계는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영업점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전화나 인터넷을 이용한 대출 등을 홍보하고 있다”며 “우리은행의 위비뱅크처럼 대출을 강점으로 하는 인터넷은행 설립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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