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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병상 메시지' 뒷심? 김무성의 뚝심?

조성완 기자
입력 2015.04.29 23:07 수정 2015.04.29 23:14

'병상 메시지' 박 대통령, 보수표 결집효과 유발

'뚝심' 김무성, 대통령과 단독회동에 현장 발품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성완종 사태' 논의를 하기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작지만 큰 선거’였던 4·29 재보궐선거가 결국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성완종 리스트라는 최대 변수를 누르고 국정의 주도권을 다시 잡게 된 것이다. 이번 선거로 박근혜 대통령은 ‘역시 선거의 여왕’이라는 명성을 재확인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사실상 내년 총선까지 견고한 당권을 확보했다.

김 대표에게 이번 재보궐선거는 단순히 국회의원 4석이 문제가 아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치른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며 당권의 기틀을 마련했다면 이번 재보선 승리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당권을 구축했다.

정확히 1년 남은 총선까지 더 이상 재보선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 안팎에서 김 대표를 흔들 위험요소는 모두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여권 내 차기 대권주로서의 입지는 물론 당청관계에서도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결과를 얻기까지 이번 재보선 선거운동기간 동안 김 대표의 행보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당초 야권의 분열로 새누리당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성완종 리스트’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전패 위기까지 대두됐다.

특히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운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오히려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되면서 연일 야권의 공세에 시달리면서 선거 분위기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순방 직전 단독 회동을 통해 사실상 이 전 총리의 ‘사퇴’라는 답변을 받아내면서 분위기 전환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당 차원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참여정부 시절 두차례 특별사면에 대한 집중공세를 펼치면서 ‘성완종 리스트’를 새누리당의 문제가 아닌 정치권 전체의 문제로 전환시켰다.

실제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은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사실은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동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뒤에 새누리당이 정치권 자체의 문제로 물타기에 성공했다”며 “그 다음에 특별사면의 문제를 제기해서 또 물타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현장 발품도 빼놓지 않았다. 김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에서 현장최고위를 갖는 등 일찌감치 승리를 위한 지원유세를 시작했다. 지난달 19일 성남 중원 방문을 시작으로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9일까지 그가 이동한 거리는 4790㎞에 이른다.

특히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분류되지만 야권의 선전으로 위기감이 감돌았던 인천 서·강화을에서는 1박2일 숙박 유세만 세차례 갖는 등 집중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터진 뒤에는 하루에 2~3곳의 지역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병상 메시지’ 박 대통령, 문재인과 대립각 세우며 보수표 결집 효과 유발

‘선거의 여왕’ 박 대통령은 선거 중립 의무로 이번 재보궐선거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는 못했지만, 우회적인 지원은 잊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이 “정치개입”이라고 비판하며 잠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청와대는 “입장 표현일 뿐”이라고 선을 그으며 논란을 잠식시켰다.

박 대통령은 재보선을 하루 앞둔 지난 28일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을 통해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와 정면 충돌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맞붙었던 박 대통령과 문 대표가 재격돌하는 양상을 띠면서 보수층의 결집 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성 전 회장에 대한 특사 논란에 대해 “고 성완종 씨에 대한 연이은 사면은 국민도 납득하기 어렵고 법치의 훼손과 궁극적으로 나라 경제도 어지럽히면서 결국 오늘날 같이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일어나는 계기를 만들어주게 됐다”고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쟁점을 참여정부 시절 특사 논란으로 전환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적절하게 타이밍을 맞춰서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성 전 회장을 특별사면했던 이유부터 밝혀라고 하는 건 적절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가 정상의 병은 공표하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관례를 깨고 남미순방 일정 도중 고열과 복통에 시달려 매일 주사와 링거를 맞으며 ‘남미 세일즈’ 일정을 소화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링거 투혼을 벌인 대통령을 향한 야당의 공세는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일으켰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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