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쪽지'엔...김기춘 허태열 홍준표 유정복...
입력 2015.04.10 15:16
수정 2015.04.10 15:22
5~6명 이름과 액수 적혀 있어...사망 전 인터뷰 내용과 일치
자원 개발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숨진 채 발견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바지 주머니에서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핵심인사 이름과 액수가 적힌 쪽지가 발견됐다.
10일 검찰은 “9일 저녁에 강남 삼성병원에서 성 전 회장 변사체 검시하는 과정에서 바지 주머니에서 메모지가 한장 발견됐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메모지에는 김 전 비서실장, 허 전 비서실장에 관한 내용 외에도 ‘홍준표(1억), 부산시장(2억), 홍문종(2억), 유정복(3억), 이병기, 이완구’라고 적혀 있다.
대체적 내용은 검찰이 확보한 전체 글자 수 55자 메모와 일치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중 한 명에 대해서는 날짜도 표기돼 있었다.
특히 김 전 비서실장과 허 전 비서실장에 해당되는 금액 기재 부분은 경향신문이 보도한 성 전 회장의 인터뷰 내용과 일치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성 전 회장이 사망 전 전화 인터뷰를 통해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허 본부장을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현금으로 줬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성 전 회장은 “김 전 실장이 2006년 9월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 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고도 했다.
다만 성 전 회장이 김 전 실장에게 돈을 건넨 시점은 2006년, 허 전 실장에게 돈을 건넨 시점은 2007년으로 모두 정치자금법 공소시효(7년)가 지난 상황이라 검찰 수사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우선 필적감정을 의뢰해 메모가 성 전 회장의 것이 맞는지를 먼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메모의 글씨는 성 전 회장의 평소 서체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검찰은 유서와 메모에 대해 필적 감정을 하는 한편 수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