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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과 연평해전을 함께 추모? "참 편리한 발상"

최용민 기자
입력 2015.03.12 16:22
수정 2015.03.12 16:32

날짜도 다르고 의미도 다른데 행정편의적 발상

생존장병들과 유가족, 이번주까지 의견 정리

천안함 폭침 4주기를 맞은 지난 2014년3월 26일 오전 자유총연맹이 서울역 광장에서 천안함 46위 용사 추모제에 앞서 마련한 46용사 분향소에 자유총연맹 글로벌리더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헌화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천안함 폭침사건과 2번의 연평해전에 대한 추모식을 한번에 치르자는 국가보훈처의 방안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천안함 폭침사건과 2번의 연평해전은 엄연히 성격이 다르고 날짜가 다른 사안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오는 26일로 5주기를 맞고 있는 천안함 관련 생존장병과 유가족들 사이에서 조금씩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이번주 내로 공식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지난 11일 "지난해 6월 국무조정실이 주관한 4차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각종 추도행사를 통합해 2016년부터 정부 주관으로 실시하기로 했다"며 "추모식 날짜를 언제로 정할지, 명칭을 무엇으로 할지 등 세부 사안을 정하기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정부 방침은 국방부 부대관리훈령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관리훈령 301조는 '공식 추도식행사는 5주기까지 실시함을 원칙으로 하며, 6주기부터는 현충일 또는 그 밖의 기념일에 현충원에서 합동위령제로 대체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사건이 날짜가 다르고 각각이 한국 사회에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는 점이다. 시간순서대로 제2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천안함 폭침사건은 2010년 3월 26일, 연평도 포격전은 2010년 11월 23일 발생했다.

제2연평해전은 북한과의 교전이었고, 천안함 폭침사건은 말 그대로 우리가 아무런 손도 쓰지 못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당한 사건이다. 연평도 포격전은 한국전쟁 이후 북한이 우리 영토에 직접적인 포 사격을 가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준 사건이다.

아울러 정부가 5년 경과 규정을 들어 천안함사건과 연평해전 등의 추모행사를 하루에 몰아서 치르려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은 정부의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현재 다부동전투나 인천상륙작전 등 큰 의미가 있는 사건들에 대해 별도로 기념식을 가지고 있다. 천안함사건이나 연평해전 같은 사건도 우리 한국 현대사에 큰 충격을 줬고 그만큼 의미를 가지고 있는 사건이라는 점이다.

아울러 정부가 통합으로 추모식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해군내에서는 천안함사건과 연평해전이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이들이 따로 추모식을 진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김방현 북한인권포럼 기획팀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같은 정부의 결정은 행정편의적인 발상으로 생존장병과 유가족들 사이에서도 문제를 인식하고 지금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특히 "이들 행사를 하나로 통합하게 되면 국민들의 인식이나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의미가 축소되거나 퇴색될 수 있다"며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의미를 갖는 사건들이 의미가 축소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식 추모식 전 주에 따로 모여 행사를 진행했던 만큼 다음주에 모이는 자리에서 공식적인 기자회견이나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생존 장병을 중심으로 이번주내로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해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정부 방침에 대해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한 것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이들의 전체적인 입장이 모아진 것은 아니지만 일단 정부 방침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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