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쉬워진다... 아마존 3월 중 한국 시장 진출
입력 2015.02.24 11:48
수정 2015.02.24 11:54
한국서 경력 직원 채용...한국 지사 설립하고 본격적 업무 시작 예정
세계 최초이자 최대의 인터넷서점 및 종합 쇼핑몰인 ‘아마존’이 3월 중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해 한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23일 아마존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직원 채용에 나서는 등 한국 시장 진출이 가시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국내 소셜커머스 및 오픈마켓, ICT 업계의 전·현직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원을 모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이미 아마존은 지난해 말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GS타워 12층 일부와 13층 전체에 대한 임차 계약을 2024년 2월까지 맺었는데, 사무 공간만 약 970평 규모다.
클라우드로 이미 한국에 왔던 아마존
1994년 7월에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아마존은 이듬해 1995년 7월에 아마존닷컴은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했다.
이어 1997년부터는 VHS, DVD, 음악 CD, MP3, 컴퓨터 소프트웨어, 비디오 게임, 전자 제품, 옷, 가구, 음식, 장난감 등으로 제품 라인을 다양화했다.
현재 아마존 가입 회원 수는 2억 명에 달하며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는 슬로건을 내놓은 아마존의 판매 상품 종류는 1000만 가지가 넘는다.
아마존은 지난 2012년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 이후, 클라우드 사업만을 진행해왔다.
적어도 100만 여개의 업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문의 매출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미국 투자사 파이퍼제프리의 진 문스터 애널리스트가 아마존의 2014년 매출액은 43억달러, 2015년에는 6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기술개발 업체인 안나푸르나랩을 인수하기도 했다.
아마존의 성장 요인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아마존은 대부분의 상품을 이틀 내로 배송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연간 이용료를 받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아마존의 물류창고는 책을 장르 또는 출판사별로 분류하지 않고 뿔뿔이 흩어 배치한다.
책을 받으러 갈 때에는 호스트 컴퓨터로부터 터미널로 정보를 송신하여 책의 위치를 파악하고, 책을 납입할 때에는 책에 붙어 있는 바코드와 선반의 바코드를 읽어낸 다음 호스트 컴퓨터에 등록한다.
이렇다보니 아마존은 장르를 나눠야 하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아마존은 광범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유통비와 재고 부담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한편 전세계 웹사이트와 자사 사이트를 치밀하게 연결하는 전략적인 제휴를 맺는다.
뿐만 아니라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베조스는 연평균 수익의 55%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고, 자신은 6년 동안 연평균 8만 1559달러의 보수만 받는 전략적 경영을 택했다.
베조스는 2003년과 2004년 연속으로 ‘포브스’ 지의 최고의 경영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마존의 한국 진출, 괜찮은가
아마존은 지난 2014년 말 미국 채용사이트에서 한국 지사에서 근무할 직원을 모집한 일은 있지만 한국에서 경력 직원을 직접 채용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아마존은 설 연휴 동안 지원자들에 대한 1차 화상 면접을 진행했으며, 25일부터 3일 동안은 화상면접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서울 소재 호텔에서 최종 대면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신규 채용 규모는 250~300여 명 정도로 크게 파악돼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의 전자상거래 전문 인력이 유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마존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면 소비자들에게는 해외 직접 구매(직구)가 쉬워진다.
국내 업계는 아마존을 통해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중국의 알리바바, 아마존같은 글로벌 온라인 유통 업계의 한국 시장 진출이 너무 빠르게 진행된다면 한국 시장을 통째로 넘겨줄 위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마존이 시작한 ‘투데이 딜’이라는 소셜커머스 형태 서비스는 쿠팡 등 국내 소셜커머스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이 전자상거래나 핀테크 및 모바일 쇼핑 시장을 준비하는 지금, 아마존의 간편결제 시스템인 ‘원클릭페이’나 광범위한 데이터베이스는 위협적이다.
최근 한국 소비자들의 직구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본사를 미국 시애틀에 두고 있는 아마존이 한국어 서비스만 시작해도 파급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자체 상품
아마존은 지난 2007년 11월에 전자 잉크 기술을 스크린에 적용하여 배터리 소모를 경감시킨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선보였다.
이어 2011년 9월에는 개량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구동한 태블릿 컴퓨터인 ‘킨들 파이어’를 선보여 주수익원을 컨텐츠로 삼아 기기를 저렴한 가격(199달러)으로 판매하였다.
2년 후인 2013년 9월 25일에 3세대 킨들 파이어인 ‘킨들 파이어 HDX’를 공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014년 7월 25일에는 스마트폰인 ‘파이어폰’을 출시했다.
이러한 자체 상품은 광고와 전자상거래 같은 사업영역에서 이미 아마존이 가진 영향력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진다.
아마존이 가져왔던 논란들
아마존은 1990년대 말 닷컴 버블 시기에 떠오르는 주식 가운데 하나였다.
2001년 거품이 붕괴된 뒤, 아마존닷컴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의심을 받기도 했지만 2003년에 설립 이래 처음으로 연간 이익을 내며 논란을 일축했다.
현재는 연매출 745억에 이르는 아마존은 성장하는 과정이 마냥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아마존은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브라우저에 보존된 쿠키를 바탕으로 접근한 사람을 지정하여 과거의 구매 내역이나 평가한 내용을 바탕으로 추천 상품을 페이지 맨 위에 표시한다.
이 때문에 로그아웃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해당 브라우저를 사용하면 원래 사용자의 구매 경향을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악의적인 사용자가 보안 취약점을 이용해 아마존의 쿠키를 획득하면 이를 이용해 아마존의 서버에서 해당 사용자의 이름과 전자 우편 주소, 상품의 구입, 평가 경향을 모을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미국 아마존에서는 아이의 개인 정보를 부모의 허락 없이 수집한다는 이유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 고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