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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박 대통령 기자회견, 다른 나라 이야긴 줄"

김지영 기자
입력 2015.01.13 10:04
수정 2015.01.13 11:48

<신년 기자회견>"대통령, 국민 보는 경제지표와 정반대"

비선실세 논란에 "인적쇄신커녕 측근들만 두둔"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대통령이 다른 나라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밝히며 “대통령이 보는 경제지표와 국민이 보는 경제지표가 정반대로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먼저 문 위원장은 기자회견 자체에 대해 “대통령이 참으로 오랜만에 국민들 앞에서 국정 전반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한 점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참 잘한 일”이라며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는 바도 컸다. 경제회복, 한반도 평화에 대한 행간에 숨겨진 그 분의 열정을 잘 읽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 위원장은 “모든 국민이 느끼기에 혹시 대통령이 오늘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문 위원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계부채 폭탄, 가계부채 증가 속도보다 두 배 빠른 자영업자 부채 폭탄, 한해 GDP 규모에 육박하는 국가부채 폭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온 나라가 빚 갚느라 허리가 휘고 있다”며 “2년전 만 해도 빚이 없었던 가구의 30%가 작년에 새로 빚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대한민국 국민 4명 중 1명이 빈곤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계소득은 줄고 교육비·의료비·주거비 등 쓸 돈은 많고, 그러니 또 빚내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빚내서 집사고, 빚내서 아이들 교육하라는 정부 정책은 서민들로서는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내놓은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도 문 위원장은 “대부분 나쁜 일자리, 비정규직 일자리”라며 “취업자의 대부분은 50~60대 고령층이고 생산주력계층인 30대 취업자는 오히려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문 위원장은 그러면서 “나는 틈만 나면 정부의 경제기조 전환을 촉구해왔다. 낙수효과는 더 이상 없다. 이미 재벌의 금고는 돈이 차고 넉넉하다”며 “그러나 서민들 텅 빈 지갑에는 청구서만 넘쳐나고 있다. 지금 정부가 채워야 하는 것은 재벌의 금고가 아니라 서민들의 텅 빈 지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위원장은 비선실세 논란과 관련해 “여야 없이, 진보와 보수 없이 한 목소리로 다 국정쇄신 단행만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국정쇄신의 요체는 인적쇄신“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인적쇄신은커녕 측근들에 대해 ‘사심이 없다’, ‘항명파동이 아니다’,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두둔했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결국 청와대 안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 안에 지휘 책임을 지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고, 사과의 말이 없었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앞으로 가져야 할 자세로 소통을 통한 신뢰 회복을 당부했다.

먼저 문 위원장은 공자가 언급한 ‘무신불립(無信不立)’을 인용, “공자의 제자 자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는 식량과 병사를 충분히 하고, 백성이 믿도록 하는 것이라고 답을 했다”며 “거꾸로 자공이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하는지를 묻자, 먼저 병사를 버리고, 다음으로 식량을 버리라 했다”고 설명했다.

문 위원장은 이어 “(자공이)그 까닭을 묻자 공자는 국민의 신뢰가 없는 데 무슨 안보고 무슨 경제냐고 했다”며 “지금 박근혜정부에게도 가장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국민의 신뢰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신뢰 없이는 경제 활성화의 동력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또 “소통을 해야 한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통즉불통(通卽不痛), 불통즉통(不通卽痛)이란 구절이 있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병이 난다는 말”이라며 “국가는 유기체와 같다. 기와 혈이 통하고, 위아래 소통되어야 건강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진정으로 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오래 기억되기를 바란다“며 ”박 대통령에게 호소한다. 청와대와 소통하고 정부와 여당과 소통하라. 그리고 국민과 야당과 소통하라. 국민과 야당은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도울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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