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미수 신고당하자 인터넷에 피해자 욕설
입력 2015.01.05 14:21
수정 2015.01.05 14:28
재판부, “명예훼손까지 저질러 2차 피해 유발...범행 후 정황 나뻐”
성폭행 하려다 실패하고,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자 욕설과 함께 비방글을 SNS에 올린 남성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김우수)는 5일 성폭력 미수와 피해자를 비방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명예훼손을 한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2013년 11월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A 씨와 당시 17세였던 B 양은 친구 집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 A 씨는 잠을 자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는 B 양을 따라가 성폭행을 시도했지만, B 양은 화장실로 도망가 구조요청을 하며 강하게 저항했다. 그러다가 B 양의 여자친구가 외출했다 돌아와 A 씨의 범행은 미수로 끝났다.
B 양이 며칠 뒤 경찰에 A 씨를 신고하자 그는 B 양을 성폭행하려 한 사실을 부인했다. 또한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피해자 실명을 거론하며 "나한테 돈을 뜯으려고 내가 자기를 성폭행했다는 말을 지어냈다"는 내용의 심한 욕설이 담긴 글을 게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A 씨의 가족들은 B 양을 찾아가 합의를 요구하며 B 양을 괴롭게 했다.
재판부는 "A 씨는 자신의 범행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하며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피해자가 돈을 받아낼 목적으로 무고했다는 취지로 명예훼손 범행까지 저질러 2차 피해를 유발하는 등 범행 후의 정황이 매우 나쁘다"고 강조했다.
또한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큰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원하고 있다"며 "피고인에 대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고인이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고 해당 사건 범행이 다행히 미수에 그친 점과 피고인이 범행 당시 만 19세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었던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