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야권 유리? 최대 변수는 통진당 '고춧가루'
입력 2015.01.04 13:42
수정 2015.01.04 17:11
관악 광주 성남 등 3곳 모두 야권 강세 지역이지만
전 통진당 의원 무소속 출마시 표 갈려 장담 못해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결정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전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4.29 재보궐선거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모든 선거구에서 여야간 1 대 1 구도가 전개된다는 가정 하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일각에서는 야권 분열로 인한 새누리당의 전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재보선이 열리는 지역은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구을, 성남 중원 등 야권이 꾸준한 강세를 보여왔던 곳들이다. 하지만 전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로 야권의 표가 나뉜다면 야권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여기에 새누리당 내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현행 헌법과 국회법에는 정당해산에 따라 현직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을 경우, 이들의 재출마를 금지할 근거가 없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의 이노근 의원과 김진태 의원은 지난해와 2013년 정당해산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자의 피선거권을 10년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지만, 이 법안들은 지난해 4월 14일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된 뒤 논의가 중단된 상태이다.
전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공직선거 출마 금지가 입법화하지 않을 경우, 통합진보당 출신 무소속 후보가 다시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반대로 야권의 표 나눠먹기로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한다면, 그 후폭풍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성남 중원이 야권의 최대 위험지역으로 꼽힌다.
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 때 이 지역에서 46.77%를 득표해 46.11%를 얻은 신상진 전 새누리당 의원을 0.66%p 차로 힘겹게 눌렀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야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악화한 점을 고려하면, 야권은 단일후보를 내세워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새누리당에서는 현재 이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의원은 성남 중원에서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지역 내 거물급 인사이다.
그나마 서울 관악을은 야권의 강세가 뚜렷한 지역이다. 19대 총선 때 이 지역에서는 오신환 새누리당 관악을 당협위원장, 이상규 전 통합진보당, 김희철 전 민주당 의원이 3파전을 벌였었다. 이 전 의원은 민주당 탈당 후보였던 김 전 의원이 28.47%를 빼앗아가는 악재 속에서도 38.24%를 얻어 당선됐다.
오히려 관악을에서는 이 전 의원의 지지기반이 견고해 해산정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라는 약점을 지니고도 상당한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혹여 이 전 의원이 새정치연합 후보와 비슷한 수준의 득표율을 얻는다면, 야권의 표 나눠먹기 속에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도 크다.
특히 관악을에는 19대 총선에 나섰던 오 위원장이 출마를 준비 중인 가운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설도 흘러나오고 있어 새정치연합으로써는 이 전 의원의 불출마가 절실한 상황이다.
광주 서구을도 새정치연합의 승리를 낙관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서구을은 19대 총선 때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출마해 39.70%를 득표한, 광주 내에서는 지역색이 가장 옅은 지역이다.
그나마 이 의원이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당선돼 이번 재보선에는 출마하지 않는다는 점이 새정치연합의 입장에서 호재라면 호재이지만, 이 의원의 19대 총선 득표율이 야당에 대한 반감이었을 경우에는 4.29 재보선 때에도 충분히 이변이 가능하다.
특히 서구을에서는 새정치연합 공천 후보 외에도 이용섭 전 새정치연합 의원, 오병윤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 후보, 정의당 후보까지 5파전이 치러진다면, 광주에서 제2의 이정현이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새정치연합의 4.29 재보선 결과는 야권 후보 정리에 따라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