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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성토장된 친박계 송년모임 "당운영 92% 득템"

조성완 기자
입력 2014.12.30 16:22
수정 2014.12.30 16:35

잠잠했던 김무성-친박간 갈등, 당내 인사문제로 재점화후 갈수록 심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단과 송년오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오른쪽), 유기준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친박계 의원모임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송년 오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데일리안

한동안 잠잠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간 힘겨루기가 박근혜정부 집권 3년차를 목전에 두고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주요 현안을 두고 양측이 연이어 충돌하면서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7·14 전당대회 이후 김 대표와 ‘친박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한 친박계는 그간 서로를 자극하지 않으며 흔히 말하는 ‘허니문 기간’을 보내왔다. 하지만 “이번 연말까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던 서 최고위원이 먼저 최근 공식석상에서 할 말을 하는 등 친박계가 연말을 맞아 본격적인 움직임에 돌입한 모양새다.

잠잠했던 김무성-친박간 갈등, 당내 인사문제로 재점화 된 이후 갈수록 심화

김 대표와 친박계간 갈등을 점화시킨 것은 당내 인사 문제다. 김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 이후 30일 현재까지 지명직 최고위원을 비롯한 여의도연구원장 인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당 내에서는 “인선을 두고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당의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의 원장 인선은 김 대표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을 내정한지 한달이 지나도록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서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친박계가 박 이사장이 과거 한나라당 비례의원이던 2005년 박근혜 당시 당 대표의 세종시법 찬성에 반발해 의원직을 사퇴하고 탈당한 점을 들어 “박세일은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종희 전 의원의 경기 수원갑 당협위원장직 선출 여부도 갈등의 요소다. 박 전 의원은 그동안 서 최고위원의 비서실장으로 활동해 왔지만 상대인 김상민 의원은 김 대표 측에서 밀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양측의 힘겨루기로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는 추측이다.

김 대표도 친박계의 움직임에 맞서 반격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번 ‘개헌 봇물’ 발언 이후 자제해왔던 청와대를 향한 쓴소리도 재가동했다.

그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당협위원장 선출 문제에 대해 “당권에 ‘권력 권(權)’자를 없애겠다고 해서 당대표 됐다”며 “당협위원장 선정도 국민 뜻을 물어야 한다. 전부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서 최고위원도 당협위원장 선출에 관여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를 향해서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내년 1월 2일 열리는 청와대 신년회 참석자 명단에 친박계인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포함된 반면 그보다 당 서열이 높은 비박계 이군현 사무총장이 제외된 것을 청와대 정무수석실을 향해 “천지분간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 정부가 연내에 군인·사학연금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가 하루만에 번복한 것에 대해 “정부의 무능”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뭉치는 친박계 “김 대표, 전당대회 득표율에 비해 자기 혼자 모든 것을 하려 한다”

이처럼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친박계는 김 대표를 향한 비판수위를 높여가면서 동시에 청와대와의 관계를 견고히 하고 있다.

친박계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이날 여의도 모처에서 송년 오찬회를 갖고 결속력을 다지는 한편 김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출입기자단 송년회와 같은 시간에 오찬모임을 가진 게 사실상 김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유기준 의원은 이날 모임에서 “올해 발생한 여러 가지 일들을 돌아보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며 “애석하게도 선명하지 못한 당청관계와 국민 관심을 분열시킬 수밖에 없는 개헌 논쟁, 당직인사권을 사유화하는 모습 등 갈길 먼 정부와 여당의 발목을 잡는 일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국민의 잣대에 맞춘 혁신과 쇄신은 커녕 자신의 잣대를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 같이 비춰지는 현재 모습은 심히 우려스럽다”면서 “당정청이 함께 모든 의지와 지혜를 모아 국민만 바라봐야 하는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당사자들이 자기 세력 과시에만 눈이 멀어 제대로 바라봐야할 것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도 비공개 부분에서 “김 대표가 존재감 있는 여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존재감 있는 여당대표의 모습만 보인다는 지적이 일맥상통하게 흘렀다”며 “전당대회 득표율은 29%인데, 당 운영에 있어서 92%의 '득템'을 하고 있다”고 날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이어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인 당청관계가 전례 없이 삐거덕거리고 있고, 기름을 치는 등의 노력도 약하다”면서 “빨리 보완 수정하려는 지도부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와 함께 친박계는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송년회를 겸한 만찬회를 갖고 2시간가량 국정 전반에 걸쳐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고 ‘문화일보’가 30일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이날 회동에는 서청원·정갑윤·유기준·김태환·서상기·안홍준 의원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친박계 핵심인사들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비공개로 친박 의원들과 회동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과 친박계 의원들은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에 따른 국정 쇄신책, 새해 청와대와 정부 인적쇄신 방안, 공무원연금개혁법안 처리 계획,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경제 살리기 등을 비롯해 재벌총수 가석방 문제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당사자들은 “나는 안 갔다"(정갑윤), "나는 모르는 일"(서청원)이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김 대표 등 여당의 공식적인 소통라인을 배제한 체 친박계 중진들만 포함된 이번 회동이 당내 갈등의 새로운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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