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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해산 반대 농성 시위 들어갔지만 ‘무관심’

문대현 기자
입력 2014.12.18 19:56
수정 2014.12.18 20:00

헌재 결정 하루 앞둔 가운데 벌인 농성, 대부분 외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선고기일을 하루 앞둔 18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이상규 통합진보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김미희, 김재연 의원이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저지 민주수호 의원단 농성기자회견’을 마친 뒤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정당해산 심판 청구 선고를 하루 앞둔 통합진보당이 국회 본관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나 농성장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통합진보당 소속 이상규 원내수석부대표와 김재연·김미희 의원은 18일 오전 국회 본관 로텐더 홀에서 관계자 20여명과 함께 ‘강제해산 저지 민주수호를 위한 통합진보당 농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원내수석은 “통합진보당을 죽이면 이 땅 모든 양심세력의 저항이 살아 올라올 것”이라며 “헌법재판소가 최종변론을 마친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갑작스러운 선고 통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반발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결정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의 농성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오후가 되자 그들의 농성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람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날 오후 3시 55분, 농성장에는 이 원내수석과 김미희 의원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신발을 벗고 등받이 의자에 앉아 각자 휴대용 기기를 사용해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추운 날씨 탓에 이들은 두터운 상의를 걸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을 잔뜩 웅크린 채 각자의 일에 몰두했다. 이들의 주위에는 추위와 갈증에 대비해 소형 담요와 작은 생수병 몇 통이 놓여져 있었다.

또한 ‘정당해산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라고 적힌 길다란 현수막과 ‘권력위기탈출용 정당해산 안 돼’, ‘비선실세 국정농단 덮기 진보당 해산기도 중단’이라는 피켓도 눈에 띄었다.

현수막의 곁에는 당에서 만든 정당해산심판 최후 변론 모음집이 책자 형태로 만들어져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들고 갈 수 있도록 돼 있었다. 모음집에는 김선수, 전영식, 이재화, 이광철, 조지훈, 이재정, 김종보 변호사의 변론과 이정희 당대표의 진술 내용이 포함됐다.

이들이 계속해서 휴대용기기를 보고 있는 동안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한 명의 기자와 함께 근처를 지나갔다. 김 원내수석은 농성에는 눈길을 주지 않은 채 본인의 일정을 위해 본관 출입구를 빠져 나갔다.

농성은 무언의 형식으로 진행돼 주변은 매우 고요했다. 기자가 농성장 주변에서 머무른 20여 분 동안 6~7명의 사람들이 주변을 지나갔지만 한 명의 사람만이 최후변론집을 챙겨갔을 뿐 대부분이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제 갈 길을 갔다.

옆에는 한 방송사의 기자가 카메라 앞에 서서 리포트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통합진보당의 농성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러던 중 한 여성이 김미희 의원에게 다가가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 악수를 했다. 그는 김 의원 옆에 앉아 약 3~4분 간 대화를 진행했다. 4시 17분 경에는 본관 현관으로 들어온 노웅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 원내수석과 김 의원을 발견하고 차례로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법의 판결을 기다려야 할 통합진보당이 국회에서 법을 압박하는 농성을 벌였으나 이들의 농성은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다음날 헌재의 결과를 맞게 됐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현재 당 차원에서 정당해산심판에 대한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통합진보당을 옹호했다가 자칫 종북 논란에 같이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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