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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에 '선빵' 맞은 국민카드…복합할부 혜택 줄였나?

윤정선 기자
입력 2014.12.11 14:27
수정 2014.12.11 22:09

비씨카드에 카드가맹점 계약 미연장 통보…오는 1일부터 적용

국민카드에 1.5%, 비씨카드에 1.3%…기준은 '체크카드 수수료'

현대차는 지난 10일 비씨카드가 복합할부 수수료를 1.3%로 줄일 수 없다고 하자 카드가맹점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연합뉴스

복합할부 수수료를 놓고 카드사와 현대차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일선 자동차 영업소에선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

다만 복합할부 상품을 취급하는 캐피탈사는 앞으로 소비자에게 금리혜택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시사했다. 복합할부 혜택이 축소되지 않은 사정을 들여다보면 캐피탈사만 속병을 앓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0일 비씨카드에 카드가맹점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양측이 연말까지 복합할부 수수료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비씨카드로 현대차를 구매할 수 없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비씨카드 체크카드 수수료율(1.3%)로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조정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1.5%를 고수해 타결을 보지 못했다"며 "이에 비씨카드와 내년 1월1일부로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카드는 현대차와 가맹점 계약을 재협상하면서 복합할부 상품에 대해 1.5%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현대차 원안(0.7%)과 국민카드 원안(1.75%)에서 서로 한발 양보한 셈이다. 1.5%는 국민카드와 현대차의 체크카드 수수료이기도 하다.

현대차가 국민카드보다 0.2%P 더 낮은 1.3%를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복합할부 상품 구조가 체크카드와 비슷하기 때문에 이에 맞추라는 것이다. 비씨카드와 현대차의 체크카드 수수료는 1.3%다. 오는 2월과 3월 현대차와 가맹점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역시 현대차와 체크카드 수수료는 1.3%다.

2013년 카드사별 자동차 복합할부 취급액(금융연구원 자료 재구성) ⓒ데일리안

현대차에 '선빵' 맞은 국민카드…소비자 혜택 줄었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이후 국민카드로 복합할부를 이용했을 때 소비자 금리 혜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자동차 영업소와 캐피탈사 직원에 문의한 결과 달라진 것은 없었다.

복합할부 상품 구조상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 소비자 혜택도 줄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달리 기존과 같은 금리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5개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A캐피탈사 소속 한 직원은 "현대차에서 국민카드로 복합할부 결제했을 때 수수료가 낮아진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현대차와 카드사 문제일 뿐 소비자가 국민카드를 이용했을 때 받는 금리 인하나 캐시백 혜택은 과거와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 국민카드 외에도 신한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와 제휴를 맺고 있다"면서 "국민카드로 결제한다고 해서 다른 카드사와 혜택에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캐피탈사 직원은 "연말까지 국민카드로 복합할부를 이용했을 때 혜택이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국민카드와 계약 조건이 바뀌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말했다.

자동차 영업소 직원도 복할할부 상품을 국민카드로 결제했을 때 추가금리 요구나 캐시백 혜택을 덜 받는 게 없다고 소개했다.

2013년 캐피탈사별 자동차 복합 할부금융 취급액(금융연구원 자료 재구성) ⓒ데일리안

수수료 인하 '후폭풍'…캐피탈사 모두 감내? 신차 구매 시장 '입장료'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복합할부 수수료를 1.5%로 낮추더라도 캐피탈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과 다른 하나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캐피탈사 입장에선 복합할부를 통해 자동차 판매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면서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기존보다 적더라도 자동차 판매 시장에 들어가는 '입장료'라 생각하고 혜택을 축소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드사가 복합할부 결제를 일으켜 현대차로부터 받는 수수료(1.9% 기준) 중 1.37%는 캐피탈사에 떼준다. 캐피탈사는 이중 1%는 상품을 소개한 딜러에게 주고, 나머지 0.37%는 금리혜택으로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사실상 캐피탈사가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 모두 캐피탈사 수익으로 잡히지 않는다. 카드사가 취하는 0.53%에서도 0.2%는 고객에게 현금으로 돌려준다.

국민카드의 경우 현대차와 새로 계약을 맺으면서 복합할부 수수료가 기존보다 0.4%P 가까이 줄었다. 카드사가 캐피탈사에 주는 수수료도 줄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례로 딜러 소개비(1%)와 금리혜택(0.37%), 캐시백(0.2%)을 모두 합치면 1.57%다. 새로운 복합할부 수수료(1.5%)로 이전과 같은 혜택을 준다고 하면 0.07% 손해가 난다. 카드사는 당연히 캐피탈사에 주는 1.37%를 줄이지 않을 수 없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지금 국민카드와 현대차 복합할부 수수료가 달라지면서 우리도 국민카드와 수수료를 놓고 협의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인하 폭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아직 캐피탈사와 협의 중이기 때문에 소비자 혜택 인하로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중소캐피탈사의 경우 복합할부 취급액이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카드사가 복합할부로 얻는 수익은 '고정비용'에 가깝다"면서 "결국 금리 인하와 같은 혜택축소는 캐피탈사 판단에 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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