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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카드로 현대차 산다지만 소비자 봉 될수도…

윤정선 기자
입력 2014.11.17 13:24
수정 2014.11.17 13:31

국민카드, 수수료 인하 원안(1.75%) 지키지 못해…소비자 혜택 축소 예고

국민카드-현대차 협상안, 사실상 복합할부 수수료 '가이드라인'

국민카드와 현대차가 1.5%대에서 카드 복합할부 수수료를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가맹점 계약기간을 두 차례 연기하며 국민카드와 현대차가 카드 복합할부 수수료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 협상을 벌인 끝에 양사가 한발 물러나 1.5%대 수수료로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현행 수수료(1.85%)보다 20% 가까이 떨어진 수수료로 복합할부가 갖는 소비자 혜택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국민카드와 현대차가 갈등을 봉합한 게 아닌 소비자와 캐피탈사에 피해를 떠넘긴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카드와 현대차는 지난 16일 실무협상을 통해 복합할부 수수료를 체크카드 수수료(1.5%) 수준으로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현대차는 국민카드에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1.0%에서 1.1% 정도로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국민카드는 체크카드 수수료를 언급하며, 복합할부 수수료가 이보다 더 낮을 이유가 없다며 팽팽하게 맞섰다.

복합할부는 자동차 구매시 신용카드로 결제한 뒤 이를 캐피탈사가 바로 갚는 상품을 말한다. 고객은 신용카드로 차를 구매했지만, 실제 할부금은 캐피탈사에 갚으면 된다. 이 때문에 카드사는 사실상 신용공여기간을 거의 갖지 않고 대손비용도 들지 않는다.

현대차는 이 같은 상품특성상 처음 0.7%까지 복합할부 수수료를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카드는 현대차가 대형가맹점의 지위로 현대차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난색을 보였다. 국민카드는 기존 수수료(1.85%)보다 1%P 낮춘 1.75%까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현대차와 국민카드가 체크카드 수수료 수준인 1.5%대로 수수료를 합의하기로 하면서 가맹점 계약 해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겉으로만 봤을 때 양사 모두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수수료 갈등 봉합 피해는 소비자로

하지만 복합할부를 취급하는 캐피탈사와 자동차 딜러,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이번 수수료 합의는 결코 반길 일이 아니다. 어찌 됐든 수수료 인하를 감내하는 대상은 카드사와 현대차가 아닌 캐피탈사, 딜러, 소비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카드복합할부금융 결제 흐름도 ⓒ데일리안

복합할부를 취급하면 캐피탈사는 전체 가맹점 수수료(1.9%)에서 1.37%를 받아 챙긴다. 캐피탈사는 이를 다시 딜러(1%)와 고객(0.37%)에게 나눠준다. 이는 자동차 구매자(소비자)에게 받을 미래 수익을 생각해 카드수수료를 나눠주는 것이다. 일종의 마케팅비용이다.

카드사도 캐피탈사에 주고 남은 수수료(0.53%P) 중 0.2%를 캐시백 형태로 고객에게 돌려준다. 캐피탈사 할인과 카드사 혜택만 보면 복합할부를 이용했을 때 전체 가맹점 수수료(1.9%)에서 고객에게 돌아가는 몫은 0.57%(0.37%+0.2%)다.

복합할부 수수료가 현행보다 0.35%P 떨어진 1.5%로 책정될 경우 캐피탈사와 카드사,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캐피탈사의 가장 큰 피해가 점쳐진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복합할부 상품을 통해 현대차가 현대캐피탈에 독점적으로 주고 있는 시장에 중소캐피탈사도 진입할 수 있게 됐다"면서 "만약 수수료가 지금보다 떨어지면, 차 구매시 복합할부를 이용했을 때 금리혜택도 떨어져 결과적으로 캐피탈사 수익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캐피탈사 관계자는 "카드사와 계약관계에 있어 캐피탈사는 을의 위치"라며 "카드사는 자신들이 챙기는 몫을 줄이기보다 캐피탈사에 주는 수수료를 먼저 손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소비자와 딜러에게 가는 이익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처음부터 복합할부 수수료 인하 논란은 소비자와 딜러에게 불리한 방향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드업계도 이번 수수료 인하에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민카드 외 복합할부를 취급하는 카드사는 내년 초부터 현대차와 가맹점 수수료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서 "국민카드와 현대차의 합의안이 가이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실상 1.5%로 복합할부 수수료를 낮추게 되면 캐피탈사와 고객에게 캐시백 형태로 돌려주는 할인혜택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어 복합할부 이점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국민카드는 협상에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원안(1.75%)을 지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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