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찬양 간증’ 황선 “북에서 살 쪄” 신은미 “세 끼 술 나와”
입력 2014.12.10 06:57
수정 2014.12.10 08:04
<현장>대구서 열린 '종북 콘서트'서 북 경험 미화 경쟁
신은미 “식량난? 풍요로워” 황선 "개 생식기 요리도..."
최근 이른바 ‘종북 콘서트’ 논란을 겪고 있는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과 신은미 씨는 9일 토크쇼를 열고 자신들이 경험한 '일부' 북한의 삶을 전했다. 이들은 주로 자신들이 경험한 음식 이야기에 몰입했다.
이날 저녁 대구 중구 동성로 동성아트홀에서는 6.15 남측위 대구경북본부와 경북대학교 교민 연구소, 대구경북진보연대의 공동 주최로 ‘북녘 어린이 돕기 토크 콘서트-신은미·황선 평양에 다녀왔수다’가 개최됐다.
일부 보수단체들은 행사장 앞에서 콘서트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 시위를 했지만 콘서트는 준비된 200여개의 객석을 모두 채우며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사회자 역할을 한 황 전 부대변인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는데 음식 이야기부터 하자”며 “북한에서 경험했던 음식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뭔가”라고 화두를 던졌다.
신 씨는 “진짜 음식이 지금 나오는 줄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평양냉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에 황 씨는 “나도 북한에 갔을 때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 평양냉면을 먹었지만 나중에는 하루에 한 끼를 꼭 먹어야했을 만큼 중독성이 심했다”라고 화답했다.
신 씨는 이어 “북한에서는 김치도 참 맛있었다. 양념을 많이 안 넣는대도 쨍(북한식 표현)한 맛이 있다”면서 “그러나 김치는 뭐니뭐니해도 전라도 김치이며 북한에 가서 남한의 김치를 찬양하고 왔다”라고 밝혔다.
황 전 대변인은 “대구에도 납작만두와 막창이 있다”면서 “북한에서는 보신탕, 개갈비찜, 개 생식기 요리 등 개 요리가 많더라”고 전했다. 그러자 신 씨는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개 요리는 못 먹는다고 했는데 어느 날 사슴고기를 먹으러 가자해서 먹은 게 개고기였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자신들이 접대받은 일부 북한 생활의 경험들을 토대로 오로지 자신들끼리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했다. 토크쇼의 초반부는 계속해서 음식 이야기로 뒤덮였다.
황 전 부대변인은 “나는 북한에 88일 정도 있었다”며 “과거 8,90년대에 8월 15일쯤 해서 남북 만남을 성사시키면 당시 남쪽 학생들이 북한에 가서 전 세계를 향해 분단 거부 퍼포먼스를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그러고 나서 판문점을 통해 (남쪽으로) 내려가면 안기부에 가서 감옥 생활을 하고는 했다”며 “어느 순간 북녘에서는 그것을 알고 남측 학생에게 ‘얘는 돌아가면 감옥 갈 애’라며 보신탕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보신탕을 원래 안 먹었는데 그것도 정성이니까 (먹었다.) 그러면서 7kg이 쪘다”면서 “그 때 찐살이 지금도 잘 안 빠진다”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이어 황 전 부대변인은 신 씨를 향해 “며칠 전 추적 60분에 (북한이)식량난이 심하다고 나왔다는데 지금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신 씨는 “2011년도 10월에 갔을 때보다 2013년 8월에 갔을 때 녹음이 어우러져 있어 풍요로워 보였다”라고 답했다.
신 씨는 “북한에 있는 재미교포인 한 박사님이 이번에 식량증산이 증가됐다고 하더라”면서 “옥수수 등 빽빽하게 자라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신 씨는 이어 대동강 맥주를 언급했다. 원래 술맛을 모른다던 신 씨는 “대동강 맥주는 잘 먹히더라”면서 “우리 남편이 애주가인데 북한의 갈 때는 주(酒)님의 나라에 가는 것”이라고 농을 던졌다.
그는 “북한에는 삼시 세 끼 반찬처럼 여러가지 종류의 술이 함께 나온다”며 “남편이 북한의 삶의 질보다 술의 질이 그저 괜찮다더라”고 말했다.
이러면서 음식을 주제로 진행되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술 이야기로 넘어갔다. 황 전 부대변인은 “동아일보에서 전문가들을 모셔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는데 제일 맛있다는 맥주가 대동강 맥주였다”면서 “우리를 (종북이라고 비난하며) 병 주고 약 준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신 씨도 이에 질세라 “한국에서 치맥이 유명한 데 북한은 맥주를 먹을 때 북어를 쭉쭉 찢어서 와사비 간장에 찍어먹는다”며 “그러나 소주를 먹을 때는 냉면과 함께 먹는다”고 했다.
이에 황 전 부대변인은 “그것은 왜냐하면 평양냉면은 메밀로 만들어지는 데 이것은 몸을 차게 한다”면서 “소주는 몸에 열이 나게 하고 맥주는 차게 하니까 그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신탕을 먹을 때도 맥주를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다하고 (북은) 이런 거에 대해 짝맞춤을 잘한다”고 덧붙였다.
신 씨는 “우리 남편은 폭탄주도 먹었는데 북한 사람들에게 대동강맥주랑 송악소주를 섞어서 줬다”면서 “북한 사람들은 ‘이게 뭐가 맛있냐’고 했다”며 북한 사람들의 취향을 전했다. 이들은 굶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들었다면 혀를 찰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었다.
이후로도 이들의 음식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고, 관객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여명의 전체 관객 중 3분의 2는 50대 정도로 보인 가운데 이들과 함께 온 어린아이와 노모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관객들은 토크쇼가 진행되는 동안 즐거운 듯 큰 웃음으로, 탄식과 눈물로 반응했다. 공연 중간에 등장한 초대 가수가 ‘아리랑’을 부르자 신 씨 뿐 아니라 일부 관객들도 노래를 따라 부르며 호응했다.
예정된 7시 30분을 조금 넘겨 시작한 토크쇼는 아무런 돌발상황 없이 진행됐고, 10시가 다 돼서야 종료됐다. 북한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이들은 결국 '북한 찬양'에 열을 높였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