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 군인출신 안돼? "개인 역량 중요"
입력 2014.11.18 19:57
수정 2014.11.19 14:27
전문가들 "중요한 건 출신이 아니라 개인 역량과 올바른 시스템 구축"
먼저 야당의 집중 비난을 받는 사람은 군 장성 출신의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와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내정자다. 이들은 모두 군인 출신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안보와 안전도 구분하지 못하는 상식 이하의 인사"라고 혹평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4성 장군 출신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에 이어 국민안전처를 군출신 인사로 포진시켰다"며 "국민안전처 장관에 내정된 박인용 전 합참 차장은 4성 해군 제독 출신이고, 차관에 내정된 이성호 안행부 2차관은 3성 장군 출신"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를 군인출신으로 지키는 것도 모자라 국가안전도 군인들에게 맡기겠다니 군인 일색으로 대한민국을 채울 모양"이라며 "김영삼 정부 이후 군의 문민통제가 강화됐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군인이 두각을 나타나고 있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야당의 비판에 대해 정작 전문가들은 군인 출신이 국민안전처 장차관에 내정된 것에 대해 비판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군인 출신이냐, 민간인 출신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개인 역량'이라는 것이다.
또 일부 전문가는 군인 출신이기 때문에 처음 만들어진 조직을 추진력있게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청와대가 이런 측면을 살펴 군인 출신 인물을 기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원장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군인이라 생각이 유연하지 못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비판을 할 수는 있겠지만 군인 출신이라고 무조건 안된다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중요한 것은 그 인물이 그러한 비판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인물인지 아닌지 등 개인 역량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적합하다고 했을 때는 그 사람을 기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극복하고 초월한 개념이라면 사람을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방방재청 관계자도 통화에서 "출신이 민간이고 군인이고 어디 출신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능력이 문제일 것"이라며 "군인 출신이라고 나쁠 것도 없고 민간인 출신이라고 좋을 것도 없다. 사람의 역량 문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군인 출신이기 때문에 처음 만들어지는 조직을 추진력있게 통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인 출신 인사가 장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예비군 대령 출신인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무엇보다 조직을 처음 만들었을 때 추진력있게 하는 부분을 높게 사서 내정한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소방이나 해양경비 등 부분이 사실 주도권 다툼을 할 수 있는데 군인 출신이 중심잡고 추진하라고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군인 출신이나 민간인 출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일선 현장 전문가들이 재난 구조활동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조직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제는 국민안전처를 어떻게 시스템적으로 잘 갖출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구조를 잘 할 수 있게 구조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잘 갖추는게 우선인데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중앙집권적인 행정문화를 가지고 있다"며 "현장에서 골든타임이 이뤄져야 되는데 중앙에서 이렇게 통제하는 위기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장을 관리하는 일선 기관의 역량이 강화되어야 하는데 지방 접접에 있는 기관의 기능보다 중앙의 기능이 몰려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야당은 국민안전처 해양경비 안전본부장에 홍익태 경찰청 차장이 내정된 것에 대해 조직적 융합이 잘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문제제기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현재 해경의 가장 큰 문제가 자신들이 경찰이라는 개념이 부족하다는 것에 있다"며 "경찰청 출신이 가면서 오히려 해피아 문제나 자기들끼리의 문화를 개선하고 해경이 경찰이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