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가시밭길 선택한 김광현, 롤모델 오츠카?

김윤일 기자
입력 2014.11.13 10:51
수정 2014.11.13 10:55

SK 200만 달러 포스팅 금액 수용, 30일간 협상

진출 당시 큰 기대감 없었던 오츠카 사례 본받아야

오츠카 아키노리는 김광현의 롤모델이 되기 충분하다. ⓒ 게티이미지

김광현(26)을 바라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평가가 공개됐다. 한 마디로 ‘좋지 않다’이다.

SK 와이번스는 12일,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구단은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따른 최종 응찰액을 200만 달러를 접수받았고, 선수의 오랜 꿈을 후원해주자는 대승적 차원에서 포스팅 결과 수용했다.

이제 김광현은 공식 에이전트인 MDR매니지먼트를 통해 30일 동안 연봉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김광현과의 단독 교섭권을 따낸 구단은 샌디에이고로 알려져 있다.

200만 달러라는 포스팅 액수를 감안했을 때 김광현의 계약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포스팅에 참가해 250만 달러를 기록한 아오키 노리치카가 가장 좋은 비교 대상이다. 아오키는 밀워키와 2+1년 계약에 총 250만 달러의 액수를 받았다.

계약이 성사되어도 향후 행보는 그야말로 안개속이라 할 수 있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는 팀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3.27을 기록, 30개 구단 중 4위에 올랐다. 이언 케네디, 에릭 스털츠등이 버티는 5인 선발진 역시 완성을 이룬 상태이며, 불펜도 견고함을 자랑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빅리그에 안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 자체는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지난 2010년 우승 후 어깨 부상에 시달렸던 김광현은 지난 3년간 부진에 시달려왔다. 데뷔 후 매년 치솟던 연봉도 2억원 대에서 멈췄고, 슬럼프가 길어지자 점점 잊혀져가는 에이스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부상을 말끔하게 털어낸 올 시즌, 오랜 기다림 끝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3승 9패 평균자책점 3.42의 기록은 그가 건재함을 증명한 자랑스러운 성적표였다.

만약 포스팅을 선언하지 않고 국내 잔류를 선택했다면 탄탄대로가 기다리고 있었다. 연봉 수직상승은 물론 신혼 단꿈에서 보다 편하게 에이스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2년 뒤에는 FA 자격을 얻어 잭팟을 터뜨릴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광현의 선택은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메이저리그 도전이었다.

류현진을 제외하면 역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한국인 투수들은 대부분 실패를 맛봤다. 이상훈과 구대성 등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고, 2002년 포스팅에 도전했던 임창용과 진필중은 턱없이 낮은 입찰액에 아예 포기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올 시즌 볼티모어에 입단한 윤석민은 메이저리그는커녕 트리플A에서도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인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5000여만 달러의 포스팅액수를 기록한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1~2년 반짝 활약하다 부상 암초를 만나 마이너리그를 전전했고, 내년 시즌 일본 복귀를 앞두고 있다. 또한 2600만 달러의 포스팅 액수를 기록한 이가와 게이는 대표적인 ‘먹튀’로 불린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퍼시픽리그 구원왕 출신이었던 오츠카 아키노리는 2002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에 이름을 올렸으나 80만 달러라는 턱없이 낮은 금액이 나오자 소속팀 주니치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오츠카의 도전정신은 이듬해에도 계속됐다. 2003시즌 후 재도전한 결과 이번에는 아예 30만 달러로 몸값이 떨어졌다. 하지만 오츠카는 메이저리그행을 택했고 샌디에이고와 2년 150만 달러라는 헐값 계약을 맺었다.

오츠카의 빅리그 연착륙을 기대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샌디에이고 입단 첫해 7승 2패 3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후 텍사스로 이적해 마무리 투수로도 활약하는 등 자신의 꿈을 모두 펼친 뒤 2007시즌 후 은퇴를 선언했다.

김광현 역시 오츠카를 롤모델로 삼을 만하다. 일본에서의 안락한 성공을 뒤로 하고 도전정신 하나로 메이저리거가 됐기 때문이다. 김광현이 험난한 가시밭길을 제치고 어릴 적부터 꿈이었던 빅리그 마운드에 우뚝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