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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팀’ 전자랜드 최소득점 굴욕패…초심 잊었나

이준목 기자
입력 2014.10.27 09:52 수정 2014.10.27 09:56

최악의 전력 불구 허슬플레이·조직력 강점

모비스전 48-72 패, 유도훈식 농구 실종

최근 2연패 기간, 전자랜드는 유도훈식 끈끈한 농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 인천 전자랜드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는 대표적인 도깨비 팀으로 불린다.

탄탄한 조직력 농구로 강팀을 제압하다가도 약팀에 어이없이 패하기도 한다. 전날은 절대 질 것 같지 않은 환상적인 조직력을 선보이다가도, 그 다음날은 공수에서 모두 수준 이하의 동네농구를 펼치며 자멸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26일 울산 모비스전은 전자랜드의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전자랜드는 이날 팀 최소득점을 기록하는 수모 끝에 48-72로 완패했다. 상대가 디펜딩 챔피언 모비스였던 만큼 패배가 이변은 아니었지만 이날 전자랜드는 올 시즌 들어 가장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했다.

우선 모비스의 변형 지역방어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게 패인이지만, 무엇보다 전자랜드 특유의 끈끈하고 조직적인 플레이가 이날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중요한 순간마다 번번이 리바운드를 빼앗기며 상대에게 두 번째 공격찬스를 허용했고, 반대로 공격 상황에서는 만들어가는 플레이 없이 개개인의 능력에 의존한 단발성 플레이가 많았다. 유도훈 감독이 늘 강조하던 부분이기도 하다.

객관적으로 전자랜드의 전력은 10개 구단 가운데 하위권으로 분류된다. 에이스 리카르도 포웰은 득점력은 좋지만 높이와 수비가 약하고, 토종 선수들은 각 포지션에서 다른 팀을 압도할만한 카드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이 정도 전력으로 매년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이변이라고 할 정도다.

올해는 전자랜드는 리바운드가 34.2개로 9위, 어시스트는 12.8개로 최하위다. 득점력이나 외곽슛도 평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할 승률(3승 3패)을 기록하며 선방하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는 허슬플레이와 조직력으로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2연패를 당하는 동안, 전자랜드는 이러한 초심을 잠시 잃은 모습이었다. 박스아웃이 이뤄지지 않아 리바운드를 너무 많이 내줬고, 따라가는 상황에서 수비로 차근차근 풀어가기보다 빨리 득점으로 만회하는데 급급했다. 지역방어를 해줘야 할 가드진은 어이없는 패스와 실책으로 흐름을 끊기 일쑤였다. 유도훈 감독이 줄곧 추구해온 전자랜드만의 방식으로 농구를 하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개인일 때보다 팀으로서 훨씬 매력적이다. 포웰이나 정영삼이 매 경기 20점 이상을 넣지 않아도 이길 수 있는 게 전자랜드의 힘이다. 우승후보가 아니어도, 빅네임 스타가 없어도 많은 팬들이 전자랜드의 농구를 흥미롭게 지켜보는 이유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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