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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결단' 전단 살포 남남갈등에 김정은만 빙그레

파주 = 데일리안 김평호 기자
입력 2014.10.25 20:07 수정 2014.10.25 20:29

<현장 종합>보수단체 오두산 옮겼지만 끝내 무산

파주주민과 진보단체, 대북 전단지 빼앗아 불태워

2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 입구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려는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회원들이 대북전단에 반대하는 파주시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에 저지당한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 입구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려는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회원들이 대북전단에 반대하는 파주시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에 저지당한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실패한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회원등이 파주 통일동산 인근 도로가 공터에서 재차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하려 하자 추격해온 파주시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이 저지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실패한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회원등이 파주 통일동산 인근 도로가 공터에서 재차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하려 하자 추격해온 파주시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이 대북전단 살포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실패한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회원등이 파주 통일동산 인근 도로가 공터에서 재차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하려 하자 추격해온 파주시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이 경찰과 뒤엉킨 가운데 각각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실패한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회원등이 파주 통일동산 인근 도로가 공터에서 재차 시도한 대북전단 살포가 추격해온 파주시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에게 저지돼 무산된 가운데 대북전단이 불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5일 보수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파주지역 주민들과 진보단체가 막아서면서 결국 전단은 북한에 뿌려지지 못했다.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1시 임진각 광장에서 대북전단 살포에 실패하자 장소를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 인근의 통일동산 공터로 옮겨 다시 살포를 시도하려했지만 뒤따라온 주민들과 진보단체의 저지로 결국 대북전단 살포는 무산됐다.

긴장의 임진각 광장, 14중대 경찰과 트랙터 끌고 온 시민 대치

앞서 대북전단보내기운동국민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25일 오후 1시 임진각 광장에서 전단 10만장을 북쪽으로 날려보낼 계획이라고 선포한 가운데 파주 지역 주민들과 남북경협경제인연합회 회원 등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자리에 나왔다.

특히 일부 지역농민들은 트랙터 20대를 몰고 와 임진각 진입로를 막아설 준비를 했다.

지역 농민 윤용규 씨(50)는 “파주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으로서 생육권을 찾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보수단체가 대북전단 살포를 멈출 것을 즉각 촉구했다.

그는 “한달 뒤 열리는 장단 콩축제에 농산물을 내다 팔아야 되는데 대북전단 살포로 인한 북한의 위협으로 관광객들이 찾지 않아 걱정”이라며 “시기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남북 고위급 회담의 분위기에 보수단체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날 모습을 드러낸 이완배 통일촌 이장은 “보수단체가 대북전단 살포를 위해 들어오면 트랙터를 배치해 진입을 막겠다”며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서 오면 직접 나서 몸으로 막겠다”며 굳은 결사 항전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경찰 역시 이날 파주 주민과 보수단체와의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총 14개 중대에서 1200여명의 병력을 일찍부터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보수단체, 지역 주민과의 충돌로 대치상태

보수단체가 탄 버스가 임진각 주차장에 도착하기 전인 오전 11시 20분께 복면과 두건으로 무장한 진보 단체 회원 20여 명이 임진각 인근에 주차돼 있던 보수단체의 트럭에서 전단과 풍선을 빼앗았다.

이들은 빼앗은 풍선을 흉기를 사용해 찢어 버리고 전단을 길가와 하천에 뿌렸다.

이어 오전 20분 뒤 보수단체 회원들이 타고 온 전세버스가 임진각 주차장에 도착했다.

대북전단날리기연합 대표 최우원 부산대 교수는 “우리가 합법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려 했는데 북괴의 사주를 받은 사람들이 우리 트럭을 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본 파주 시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은 즉시 버스를 둘러싸고 보수단체들의 전단 살포 추진에 강력히 항의에 나섰다.

양측 간 욕설이 오고가던 중 최우원 대북전단날리기연합 대표가 파주시민과 진보단체 회원들로부터 날계란 세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보수단체 회원들 역시 ‘대한민국 수호, 종북좌익 척결’ 등의 구호를 외치고 피켓을 흔들며 맞섰다.

보수단체들은 ‘북괴의 대북전단을 반대하는 세력들은 살인마 김정은의 편인가?’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펼쳤으며, 파주시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은 ‘삐라 날리면 우리는 폭탄밥이야’ 현수막을 들고 경찰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서 맞섰다.

이후 공방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듯 했지만 경찰이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한 50대 남성을 연행하면서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과 경찰 사이에 10여분간 충돌이 발생했다.

일부 시민들은 “삐라를 살포한 사람을 잡아가야지 무고한 시민을 잡아가냐”며 격렬히 항의했다.

임진각으로 오던 중 대북전단과 풍선을 빼앗긴 보수단체들도 버스에서 나와 지역주민 및 진보단체와 대치하며 서울에서 재차 풍선이 오기를 기다렸지만 거센 저항을 이겨내지 못하고 오후 4시20분께 임진각에서 철수, 오두산 통일전망대 인근 통일동산 쪽으로 이동했다.

임진각서 철수한 보수단체, 통일동산 공터로 옮겨 전단 살포 재시도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에 실패한 보수단체들은 약 1시간을 이동해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 인근의 통일동산 공터로 장소를 옮겨 다시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들과 함께 이동한 파주 주민들을 비롯해 인근 지역상인연합회 맛고을위원회와 민간단체들도 함께 따라와 저지에 나서면서 또 다시 충돌했다.

최우원 부산대 교수는 파주 주민들을 가리키며 “북괴가 얼마나 대북전단이 무서우면 노비집단을 보내서 반대시위를 펼치고 있겠냐”며 “반대시위를 할려면 각자 따로따로 조용히 진행하면 되는데 주민들과 진보단체들이 칼을 들고 복면을 쓰고 와서 행패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또 “만약에 적화가 되면 저들은 우리 국민을 때려 죽이는 완장 군대로 돌변할 것”이라며 “임진각에서 충돌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장소를 옮겼는데 이 곳까지 따라와서 악질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에 전단 살포를 막으려는 파주 맛고을 번영회 회원들은 ‘지역상권 위협하는 대북전단지 살포 즉시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거세게 저항했다.

맛고을 번영회의 한 회원은 “가게를 접고 대북전단 살포를 막고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파주는 관광지역이기 때문에 대북전단 살포로 이 지역의 경제를 해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보수단체들은 “어디서 칼들고 강도질”이라며 파주 주민과 진보단체들을 비난했고, 파주시민 위원회에서는 “파주 시민을 우롱하지 말라”며 강하게 맞섰다.

양측은 경찰을 사이에 두고 역 30여 분 간 실랑이를 벌이며 집회를 펼쳤고, 파주 주민과 진보단체 회원들은 보수단체의 대북전단을 빼앗아 바닥에 버리고 불태웠다.

대북전단을 빼앗긴 보수단체가 오후 6시께부터 해산을 준비해 6시15분 버스를 타고 자리를 떠나면서 결국 보수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지역 주민들의 저지로 실패했다.

한편, 이날 임진각은 보수단체 회원과 대북전단 반대 주민·시민단체 400여 명 외에 경찰과 취재진을 비롯해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관광객까지 뒤섞이면서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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