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억류 미국인 석방 물밑접촉 있었을 것"
입력 2014.10.23 11:14
수정 2014.10.23 11:20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11월 미국 중간선거 앞두고 '선물'"
북한이 22일 6개월 동안 억류해왔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을 석방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석방 조치가 북-미간 물밑접촉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3일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석방 과정을 통해 볼 때 “새로운 특사가 가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교감이라든가 물밑 접촉이 있었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홍 연구위원은 ‘추가접촉이나 대화가 가능한 상황인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북한으로서는 그래도 두 명의 인질이 더 있기 때문에 일단 선의의 표시로 (한 명을) 보내놓고 나머지 두 명을 가지고 북미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1월 4일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석방으로 오바마 정부를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 내 성과를 얻어내려는 북한의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중간 선거 이후 미국이 북한과 어떤 대화도 시작하지 않을 때에는 오히려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이 더 발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홍 연구위원은 “2년 전 오바마 대통령 대선 때 유사한 일이 있었다”며 “그때 2.29합의가 북미 간에 있었는데 4월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까지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특사를 두 번이나 보냈지만 북측이 보기에 성과가 없으니 오히려 도발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같은 과거 사례에 미뤄 이번 파울의 석방 이후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오히려 추가적인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어 충분히 우려할 만 하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에 대해 “파울과 달리 재판을 받아 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카터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같은 고위급 인사가 아니라면 정치적인 협상을 위한 인질로 잡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