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KBS 이사장, 야당 비난에 "내 역사관 편협하지 않아"
입력 2014.10.22 21:13
수정 2014.10.23 08:58
"대한민국 사랑하는 것은 여야 간 차이 없다고 생각"
“제 역사관이 편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인호 한국방송공사(KBS) 이사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자신의 역사관을 둘러싼 야당 의원들의 맹폭에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국감에서 “역사학자로 산다고 해서 이사장을 못할 이유가 없다”며 “최종의결기구로서 여러 이야기를 할 때 제가 가진 국가관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방송 제작·편성·경영은 사장 권한이고 이사들이 직접 관여할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계속되는 야당 의원들의 공격에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여야 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역사학을 평생 공부한 사람으로서 소신은 지키겠지만 제가 5000명이나 되는 KBS 방송인에게 제 역사관을 강요하거나 주입시킬 방법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조부 이명세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묻는 일부 의원들의 질문에는 “제 할아버지의 행적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침통하고 부끄러운 것이 우리의 삶이었다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이 이사장의 역사적 편향성을 차례로 지적, KBS 이사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역사문제를 논란의 한 가운데로 가져가고 있다는 것은 공영방송의 이사장으로서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는 한편, 같은 당 이개호 의원은 “다수의 공감을 얻을 수 없는 역사적 인식 위에서 공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가운데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KBS 이사장직을 수락한 후 전경련 등에서 한 강연을 두고 “부적절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이 “강연과 이사장직 수행은 양자택일의 문제”라며 비판하자 이 이사장은 “역사 강의는 제 본업에 속한다. 제가 편협한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역사관을 갖지 않은 사람이 이사장이 돼야한다는 말이냐”고 되받았다.
한편, 이 이사장은 KBS 이사장직을 수락하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신문에서 제게 부당한 공격을 하는 것을 보고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