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김무성-김문수 ‘개헌론’ 기점으로 힘겨루기 돌입?

문대현 기자
입력 2014.10.22 09:25
수정 2014.10.22 09:30

개헌 놓고 이견 보이는 두 ‘MS’ 각자 이익 위해 서로 견제한다는 분석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이 지난 9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보수혁신위원회 1차 회의에서 무언가 논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보수혁신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두고 ‘문무합작’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뜻을 함께하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같은 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이 개헌 문제를 놓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차기 여권 대선주자를 놓고 1, 2위를 다투고 있는 두 사람이 개헌에 관한 입장차를 공개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아슬아슬하던 이들의 관계가 부딪히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일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방중 중이던 지난 16일 상하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기국회 후 개헌논의가 봇물 터질 것”이라며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을 검토해봐야 하지 않겠느냐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김 대표가 주장한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중심제와 내각책임제가 절충된 제도로 전쟁 등의 비상시에는 대통령이 행정권을 전적으로 행사하나, 평상시에는 총리가 내정에 관한 행정권을 행사하며 대통령은 외교 국방 등의 권한만을 가지는 제도이다.

이원집정부제에서 대통령은 국민직선을 통해 선출되지만 총리는 다수당의 대표가 맡게 된다. 총리를 하면 대통령이 되지 않아도 국정의 실권을 얻을 수 있게 되는 셈.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하는 것은 다수당의 대표가 총리에 오르는 결과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김문수 위원장은 2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사실상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는 내각제”라며 “오스트리아는 중립국가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도발적인 북한과 마주보고 있는 상태라 유사시에 신속하고 강력한 국력 집중과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리나라가 내각제를 안 해본 것이 아니다. 4.19혁명 직후 내각제를 했지만 1년도 못 가 쿠데타가 일어났다”며 “현행 권력구조 변경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내각제나 이원정부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적절한 대안이 없는 무조건적인 개헌 요구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는 것이 그의 주된 주장이다.

그는 ‘김무성 총리 카드’에 대해서는 “그것은 한 번 두고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김 위원장이 김 대표의 권력 분점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외부에서도 이같은 김 위원장의 의견은 단순한 의견 충돌이 아닌 김 대표를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차기 여권 대선 주자 1, 2위인) 김 대표와 김 위원장은 당연히 경쟁관계”라며 “필요에 의해 만난 조합”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김 위원장의 개혁적인 이미지를 이용해 열매를 얻으려하는 반면 현재 중앙 정치와 멀어진 김 위원장은 김 대표를 활용해 다시 복귀하려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에 ‘문무합작’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까지 협업하는 모양새를 취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의 개헌반대 의견은 김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적인 발언”이라며 “앞으로도 각자의 이해관계를 위해 계속해서 경쟁을 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지적에 김 위원장은 “여의도 정치는 지나치게 가십에 의존하는 것이 문제”라며 “가십이 국가전략을 세우고 민생을 살리는 것도 아니고 가십은 가십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불쾌함을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김 대표와 나는 문무합작이라는 얘기처럼 혁신의 협력 동지이지 라이벌이라고 할게 뭐가 있는가”라며 “대선도 많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나와 김 대표를) 경쟁관계로 엮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해명에도 두 명의 ‘MS(무성, 문수)’의 힘겨루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가운데 이들의 관계는 국정감사 이후 보수혁신위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때 다시 한 번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