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감청영장 자료 요구에 검찰 "통비법에 따르면..."
입력 2014.10.16 14:43
수정 2014.10.16 15:05
<법사위>여야 한목소리 "국민적 관심 큰 카톡 감청 현안보고 없어" 질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6일 서울고등검찰청 및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의 업무보고에 현안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지적을 쏟아냈다. 최근 문제가 불거진 ‘카톡 검열 논란’과 ‘세월호 관련 수사 미비’ 부분이 언급되지 않았다며 여야 의원 모두 보충 자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오전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감에서는 질의에 앞서 국민수 서울고검 검사장을 비롯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등 총 10곳의 검사장들이 1시간 가까이 현안보고를 발표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부터 반발하고 나섰다. 이춘석 새누리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고 “온 국민 관심사가 사이버 사찰이 있느냐 없느냐에 쏠려있고, 이에 대해 두차례나 대책 회의가 열렸다”며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인데 아무런 언급도 없다. 회의 자료를 법사위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박민식 의원도 “현안보고에 카톡 문제가 전혀 없다. 국민적 관심이 제일 큰 부분을 넣었어야한다”면서 “카톡 감청한다는 등의 괴담이 횡행하는데, 차라리 중앙지검에서 카톡 감청영장을 자료로 제출하라. 이번에 아예 깨끗하게 공개를 하는게 좋지 않겠느냐. 그게 안 되면 위원들에게 열람이라도 시켜달라”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의 요구가 빗발치자 김수남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은 “의원들께서 영장 관련 자료를 요청한 것을 알고 있고, 우리도 가급적 그렇게 하려고 논의도 했지만,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해 감청영장 현황 및 내용 등에 대해서는 비밀을 유지해야한다고 법에 규정돼있다”면서 “그 비밀을 준수해야 할 의무자가 비밀 준수 의무를 안 지키면 형사처벌을 받게 돼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고의 관심사가 다음카카오의 실시간 모니터링과 감청인데, 지검장께서 통신보호비밀법 운운하면서 '난 모른다'고 하는 건 원활한 국감을 진행하는 데 큰 지장을 주는 것”이라며 “업무보고에 포함도 시키지 않은 것은 검찰이 법사위 국정감사를 경시하는 태도라”라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은 또한 “감청은 실시간으로 들으려는 것이지, 과거의 기록을 조회하는 압수수색이 아니다”라며 “일부 전문가들은 카톡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시간 감청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는 반드시 영장 청구 사본을 봐야한다. 영장 청구서를 반드시 자료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피감기관에서 업무현황을 보고하는 형식과 체제까지 국회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산하기관의 업무보고서가 천편일률적이라는 의원들의 주장에 맞섰다.
김 의원은 “현안보고 앞부분에 모두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넣은 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같기 때문에 현안보고 맨 앞에 넣은것”이라며 “그걸 갖고 ‘천편일률적’ 보고서라고 하느냐. 그 지적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후에도 30여분 간 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가 계속되자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국 검사장에게 “우리가 관심있는 건 감청관련 제도에 대한 메카니즘이지 특정인에 대한 정보가 아니다. 비밀보호 문제가 되는 부분은 검게 색을 칠하든 안보이게 하면 되니까 제공해달라”며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압수수색과 영장 청구 서류를 반드시 제출하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