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식 임의탈퇴’ 본보기 철퇴가 미칠 파장
입력 2014.09.05 09:25
수정 2014.09.05 15:30
삼성 정형식, 지난달 음주운전 후 사고 일으켜
그동안 구단 주도 하에 솜방망이 처벌 논란
음주 운전 사고로 임의탈퇴 처분을 받은 정형식. ⓒ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가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1군 외야수 정형식(23)에게 임의탈퇴 철퇴를 내렸다.
삼성은 4일 “음주운전 사고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외야수 정형식에 대해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못한 책임을 물어, 중징계인 임의탈퇴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형식은 삼성 구단의 동의 없이는 이적뿐만 아니라 프로야구에 복귀도 할 수 없다. 경찰은 정형식이 지난달 18일 새벽 대구에서 술에 취한 채 BMW 승용차를 몰고 가다 건물 벽을 들이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정형식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수준인 0.109%였다.
이번 삼성의 임의탈퇴 처분은 프로야구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삼성 구단이 밝히 듯 임의탈퇴의 이유가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품위를 지키지 못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프로야구 선수들은 적지 않은 음주 운전 사고에 연루되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구단들은 전력 손실을 감안해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 게 사실.
실제로 지난 2010년에는 두산 마무리 이용찬이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지만 내규에 근거해 잔여경기 출장 금지 및 벌금 500만원, 사회봉사활동 200시간의 징계를 받았다. 롯데 투수 고원준(현 상무) 역시 2012년 같은 이유로 벌금 200만원과 장학금 500만원 후원, 사회봉사활동(유소년 야구지도) 40시간 징계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용찬은 올 시즌 금지 약물 복용으로 10경기 출전 정지의 징계로 또 구설에 올랐고, 군 복무 중인 고원준도 2군 경기 도중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적발돼 실력보다 인성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이후에도 음주운전과 관련된 사고가 끊이지 않자 각 구단들은 손을 걷어붙이고 나서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구단이 지난해 넥센이다.
넥센은 지난해 1군 전력이었던 김민우와 신현철이 잇따라 음주운전 사고를 저지르자 각각 30경기 출장금지+벌금 1000만원, 시즌 아웃+벌금 1000만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넥센은 시즌 후 이들 두 선수를 4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했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김민우는 KIA, 신현철은 SK로 새둥지를 틀었다. 사실상 방출과 다름없는 조치였다.
그러면서 프로야구 구단들의 선수관리 시스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프로야구 9개 구단들은 자체적으로 신인 선수들에 대해 교육을 실시하지만, 막상 보유 선수들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그나마 잘 구축된 구단은 ‘스피리트 코치(Spirit Coach)’를 운영 중인 NC 다이노스 정도로 평가받는다.
그런 면에서 삼성의 이번 정형식 임의탈퇴 조치는 상당한 의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기량과 잠재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프로 선수다운 자기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는 큰 울림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의 본보기 철퇴는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두 손 들어 환영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