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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비서관들 앞에서 보드마카 꺼내든 이유가...

김지영 기자
입력 2014.08.10 17:29
수정 2014.08.10 17:32

규제정보포털 관련 국조실 보고에서 직접 화이트보드에 도표 그려가며 정책 제안

청와대 관계자 "대통령이 직접 비서동 내려와 간부들과 토론한 적 거의 없었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규제정보포털 관련 보고에서 화이트보드에 도표를 그려가며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규제정보포털 관련 보고에서 화이트보드에 도표를 그려가며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화이트보드 앞에서 마카를 집어들었다. 그것도 비서관들이 근무하는 위민관에서 비서관들을 앞에 두고.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국무조정실로부터 규제정보포털 개혁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포털 접속자가 자신이 원하는 페이지로 쉽게 이동하는 방안에 대해 토론을 하던 중 화이트보드를 준비시켜 직접 도표를 그려가며 자신의 생각을 개진했다.

박 대통령이 주문했던 내용은 대략 이렇다. 포털에 접속한 국민이 너무 많은 링크를 클릭하게 되면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너무 오래 걸리니, 홈페이지 구성을 바꿔 ‘원클릭’으로 원하는 페이지에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이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박 대통령은 화이트보드에 표를 그렸다.

박 대통령은 “끈질기게 떨어지지 않는 규제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국민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규제를 포털에 올리고, 그 규제를 없애는 과정을 소상하게 볼 수 있을 때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으며 그 동력으로 규제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후 3시 10분부터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보고에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비롯해 관련 부처 수석들이 전원 참석했다.

특히 이날 보고는 청와대 본청이 아닌 위민관에서 진행됐다. 위민관은 대통령 비서실장 이하 청와대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곳으로, 화상회의를 주재할 때를 제외하고 대통령이 이곳에서 일정을 소화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통령에 대한 비서실의 보고도 대부분 본청에서, 또는 서면이나 전화로 이뤄진다.

이 자리에 배석했던 한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포털을 국민에게 잘 알리려면 세부적으로 페이지를 어떤 식으로 구성해야 하느냐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며 “지금 보강작업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먼저 보고를 했고, 거기에 대통령이 조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박 대통령이 비서동까지 내려와서 간부들과 함께 토론하고, 브레인스토밍을 했던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주로 우리가 올라가서 보고를 많이 했다”며 “칠판에 ‘이렇게 하면 어떻겠냐’ 하면서 표를 그려주고, 그런 상황 자체가 낯설지만 신선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들에게 수차례 “국민이 모르는 정책이라면 그 정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해왔다.

정부의 후반기 핵심 국정기조인 규제개혁의 경우 지난 4월 3일 규제개혁신문고 개설을 시작으로 추진에 속도가 붙는 듯했으나, 같은 달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면서 최근까지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대국민 홍보활동 역시 정지되면서 박 대통령의 말마따나 ‘없는 정책’이 돼버렸던 것이다.

이에 박 대통령은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그간 언급을 자제해왔던 투자활성화와 경제활성화를 다시 꺼내든 것을 비롯해 그간 동력을 잃었던 국정운영을 정상화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보고에 이은 토론 역시도 규제개혁 정책의 방향보다는 국민에게 정책을 알리고, 국민이 보다 쉽게 정보에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주안점이 맞춰졌다.

이와 관련,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보고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참고해 오는 20일께 있을 규제관련장관회의에서 골격을 갖춰 시연하고, 이달 말께 포털 개편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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