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 돌아보니 아쉬움? "안철수 버리면 안돼"
입력 2014.08.04 10:14
수정 2014.08.04 10:30
조배숙 "우리가 좀 지켜보고 격려해줘야" 정대철 "안철수가 우리 당 살려"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원로 인사들이 7.30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사퇴한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감쌌다.
안 전 대표의 측근이자 전북 익산에서 16~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조배숙 전 의원은 4일 KBS 라디오에 출연, 재보선 패배의 모든 책임을 안 전 대표가 떠안고 있는 데 대해 “어떤 면에서는 안 전 대표 입장에서도 좀 억울한 마음은 있다”며 “사실 안 전 대표가 단독대표는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전 의원은 이어 “합당을 하면서도 창당의 합당 정신이 5대 5였지만 현실적인 정치에 있어서 무슨 지분을 주장을 한 것도 아니고, 본인의 측근이나 본인의 인사를 챙긴 것도 거의 없었다”며 “내가 볼 때에는 합당 후 민주당 내 강고한 기득권 세력과 그 벽을 뛰어넘지 못해서 제대로 안 전 대표가 가지고 있는 새정치에 대한 이상이나, 이런 것들을 실천할 기회가 없었던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 전 의원은 이번 당권 상실로 새정치라는 안 전 대표의 정치실험이 끝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아직까지 (안 전 대표가) 어떤 순수성을 유지하고, 그래도 (대권) 가능성이 남아있는 그런 후보로서 우리가 좀 지켜보고, 그리고 또 격려해주고, 그래야 될 분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같이 뭔가를 하는 것이 조금 익숙하지 않은 부분도 있긴 하지만 여태까지 당에서 무슨 결정을 할 때 과정을 보면 본인이 굉장히 공정하게, 그리고 사심 없이 모든 것을 결정했다”며 “그래서 나는 그런 부분에서 (안 전 대표의) 장점은 아직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전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앞으로 보여야 할 행보에 대해 “그 분은 어떤 사심이 없다. 그건 상당한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어떤 위기의 상황에서 그것을 돌파할 수 있는 강인함이 필요하다. 어떤 순간에는 정치인생을 걸어야 되는 순간도 있는데, 좀 더 강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또 주위에 함께 할, 좋은 일들을 같이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좀 선회를 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정대철 새정치연합 상임고문도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 “기본적으로 안 전 대표가 우리 당을 살렸다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앞으로도 안 전 대표 같은, 새로운 생각을 자꾸 하고 당을 새롭게 만들려는 분들이 정말 필요하다”면서 안 전 대표를 감쌌다.
다만 정 고문은 “이게 구체화되고 현실화되고 (하는 과정이), 정치가 그렇게 쉽지 않다”면서 “이 양반이 좋은 뜻은 가졌지만 그걸 구체화하는 데는 현실적인 적응력이라고 할까, 아이디어가 현실과 맞아 떨어져서 상승효과를 일으키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판단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 고문은 그러면서 “그의 좋은 뜻과 이미지를 우리는 깊이 같이하고,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민적 지지를 증폭시키는 것은 좀 더 연구하고 (안 전 대표) 본인도, 우리도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에는 문재인 의원과 더불어 친노(친노무현)계의 핵심 인사인 안 지사가 안 전 대표를 끌어안았다.
안 지사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비상회의에 참석해 “(안 전 대표는) 정치혐오감을 갖고 멀어지는 많은 시민들을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한 큰 공이 있다”면서 “안철수의 새정치에 많은 기대를 건 시민들은 안 전 대표를 비난하거나 버리기보다 더 큰 격려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수차례 안 전 대표를 비판해온 박지원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4일째 ‘안철수 때리기’가 계속된다. 이제 그 정도에서 끝내고 그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김영삼·박근혜 세 분은 국민을 모이게 하는 카리스마가 있었고, 안 전 대표에게도 젊은 세대와 모여드는 국민이 있다”며 “안 전 대표는 아직도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고 미래”라고 평가했다.
한편, 안 전 대표와 김한길 전 공동대표의 사퇴로 당 지도부가 공백상태에 처한 데 대해 정세균 의원은 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당은 현재 130명의 의원만 있는 상태여서 당을 새로 건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니까 원내대표와 130여명(의 의원) 이외에는 아무 조직이 없는 상태다. 지도부 공백상태부터 어떻게 메울 것인가(에 대해 비상회의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일대 혁신을 해야 되는데 초점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이제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고 비대위원이 되든 당의 혁신을 위해서 이런저런 제안과 아이디어들에 대해 일방통행을 하지 말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된다. 그래서 어떠한 대안이라도 수권정당 건설이라고 하는 데 필요한 게 있다면 그것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의원은 본인이 비대위원장에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나는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그리고 제가 적임자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 차기 당권 도전 계획에 대해서는 “그것도 아직은 결정한 바가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