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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친박2+비박2, 새누리당의 운명은...

조성완 기자/문대현 기자
입력 2014.07.14 21:20 수정 2014.07.14 21:22

<분석>비주류 대거 입성 당내 역학구도 '출렁'

당청 '거수기'아닌 수평적 관계 형성될 듯

14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대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김무성 신임 대표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4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대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김무성 신임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이 7·14 전당대회에서 ‘비박계 지도부’를 구성했다. 전임 지도부가 ‘친박계 일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당청관계와 당내 역학구도 등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1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가진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김무성 의원을, 신임 최고위원으로는 서청원·김태호·이인제·김을동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김 대표는 ‘원조 친박계’ 인사로 분류되지만 지난 2010년 세종시수정안 문제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가 다소 소원해졌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에서 친이계 인사들이 제안한 원내대표를 수락하면서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더욱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18대 대선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으며 박근혜정부 창출에 큰 기여를 했지만, 친박 주류와는 다소 거리를 뒀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직을 제안 받은 전력이 있으며, 이인제 최고위원은 당내 비주류로 평가된다. 김을동 의원은 친박계로 평가됐으나 최근 행보에 있어서 다소 애매한 모습이다.

그나마 ‘친박 좌장’으로 평가되는 서청원 최고위원이 지도부에 입성했지만, 전임 지도부 9명 중 8명이 친박계 인사로 구성된 것에 비하면 사실상 신임 지도부는 비박계로 꾸려진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김무성 “당직자 인사원칙은 탕평인사” 당내 역학구도 대대적 변화 예고

이처럼 지도부가 비박계로 꾸려지면서 당내 역학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 최고위원이 있다고는 하지만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지도부 입성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당내 주요 결정사항이 최고위원의 의결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서 최고위원을 받쳐줄 지원군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친박 핵심 역할을 했던 최경환 전 원내대표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국회를 떠났고, 윤상현 사무총장 역시 지도부 교체와 함께 물러나야 되기 때문에 서 최고위원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대폭 줄어들었다.

특히 당 대표와 함께 당내 투톱을 이루는 이완구 원내대표가 친박계라고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색채가 옅고,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친이계 출신이라는 점은 당내에서 친박계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상황이다.

또 향후 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등 주요당직 인선에서 비주류 인사들이 대거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당내 역학구도 변화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탕평인사를 하겠다. 그동안 당에서도 소외받았던 인사를 중심으로 할 생각을 갖고 있다”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밝은 눈과 큰 귀가 돼 여론을 가감없이 청와대에 전달하겠다”

당청관계의 변화도 예상된다. 전임 지도부의 경우 임기내내 ‘청와대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친박 일색인 지도부 내에서 청와대를 상대로 당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김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동안 내세운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당이 대통령의 밝은 눈과 큰 귀가 돼 국민 여러분의 구석구석에 있는 여론을 모두 경청해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달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출범 2년차를 맞은 박근혜정부의 국정 운영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의미와 동시에 여론을 가감없이 청와대에 전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즉, 청와대의 정치적 의사결정에 집권여당으로서 적극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세월호 참사, 국무총리 연쇄 낙마 등으로 불거진 인사문제가 청와대는 물론 새누리당에게도 악재로 작용하면서 ‘거수기’가 아닌 견제를 바탕으로 한 수평적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통령과 청와대가 지금 많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쪽(수평적 당청관계)으로 나아가는 데 불협화음은 있겠지만 그게 올바른 방향”이라며 “(당이 청와대에) 끌려다니지 않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박 대통령이 최근 연이은 악재로 지지율 하락 등 위기상황을 겪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대표 스스로도 “박근혜정부가 성공해야 정권재창출을 이룰 수 있다”고 항상 강조해온 만큼 무턱대고 견제와 비판만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도 기존의 ‘불통’ 이미지에서 벗어나 최근 여당의 원내대표는 물론 야당의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특유의 정치력을 잘 발휘하면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야권과의 관계는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자’ 여의도 정치 복원 될까

야권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기존보다 더 소통이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지도부가 청와대의 의중에 따라 선택권이 없이 움직였다는 비판을 받는 것에 비해 신임 지도부는 운신의 폭이 넓다.

이 원내대표도 야당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야당 원내 지도부와 원활한 관계를 형성해 가는 과정에서 5선 중진인 김 대표가 청와대와 야당의 가교 역할을 하면 경색된 정국이 더욱 빨리 해소될 수 있다.

김 대표는 과거 원내대표 시절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자’는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이번 전당대회를 치르면서도 ‘여의도 정치의 복원’을 핵심 슬로건으로 내세운 만큼 야당 지도부와의 회동도 잦아질 전망이다.

특히 김 대표는 이미 지난해 말 ‘코레일 파업 사태’에서 박기춘 민주당 의원과 함께 중재안을 도출하면서 뛰어난 정치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여기에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등 야권의원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가 교수는 “과거엔 청와대가 여당에 끌려다니고, 이로 인해 여당이 야당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을 통해서 여야관계가 안 좋아졌다”며 “여당이 청와대와 야당 사이에서 조율하는 관계로 가야하는데, 김 대표가 다선의원이고 경륜이 높기 때문에 기대할만 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율 명지대 교수는 “잘 굴러갈 수 있다. (야당과) 함께 청와대를 공격하거나 그럴 수 있다”면서 다소 우려를 표시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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