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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버스에 '박' 터지는 민주당, 또 도지는 무상병

이슬기 기자
입력 2014.03.26 10:00
수정 2014.03.26 10:01

지선 70여일 앞두고 김상곤 빨간불…새누리당도 '공짜' 릴레이 공약

6.4지방선거를 70여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 퍼레이드에 시동이 걸렸다. 사진은 지난 19일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대한민국'이라는 문구 아래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진행되는 모습.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또다시 ‘무상병’이 도졌다.

6.4 지방선거를 70여일 앞두고 여야의 선심성 공약 퍼레이드에 시동이 걸린 것이다.

포퓰리즘 경쟁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문제가 됐지만, 선거시즌만 되면 여전히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고쳐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도 유권자의 뇌리에 가장 선명히 기억되는 ‘무상’시리즈가 지방선거의 첫 공약으로 나왔다.

일단 야권은 ‘무상 버스’를 두고 집안싸움이 한창이다.

경기도지사로 출사표를 던진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은 최근 ‘무상 버스’공약으로 여론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버스 무상화로 버스 이용률을 높이고 승용차 이용률은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교통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도 세웠다.

재원 마련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김 전 교육감 측의 주장이다. 경기도 총 재정 13조 원 중 무상버스 예산으로 추정되는 956억 원은 0.7%에 불과하다는 것.

김 전 교육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1km에 400억 원 정도 드는 도로건설 등 SOC예산이나 전시성 홍보성 사업 등의 예산 축소를 제로베이스 예산제도 하에서 검토하면 충분히 마련될 수 있다”면서 “기초지자체와 협의하면 더 줄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SOC예산 축소 외에는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해 ‘버스공영제’의 원조격인 원혜영 민주당 의원의 공약을 대책 없이 베꼈다는 비난에 직면한 상황이다. 게다가 ‘현실성 없는 공약’이라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지지율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지난 22~23일 여론조사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민 10명 중 8명은 김 전 교육감의 무상 버스 공약에 대해 ‘현실성 없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야권의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군 중에서도 김진표 민주당 의원(18.3%)보다 1.8%포인트 뒤진 16.5%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빨간 불이 켜졌다.

민주당도 '국민 생활비 부담 경감 대책‘으로 대대적인 공짜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우선 △하루·일주일·한 달 단위로 ‘무제한 환승 정액제’를 도입하고 △통신 3사의 와이파이도 무료로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국공립대학의 입학금을 즉시 폐지하고 사립대 입학금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등 젊은 층을 겨냥한 생활형 정책을 내놨다.

민주당 측에 따르면, 별도 재원은 필요 없을 뿐더러 업계의 동참을 ‘독려’하면 가능하다. 특히 통신비 관련 공약은 법인세 증세 등을 통해 해결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그 외 구체적인 방안은 나온 바가 없다.

6.4지방선거를 70여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 퍼레이드에 시동이 걸렸다. 사진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진행되는 모습.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은 노인층 표심을 집중 겨냥했다. 지난 20일 첫 공약으로 ‘가족행복 2014 1호-어르신 섬김 공약’을 발표해 무상 의료를 선점한 것.

일단 65세 이상 노인이 모든 병·의원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보건소를 제외한 일반 병·의원에서는 약 2만원의 비용을 받지만, 이를 국가가 전액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치매 노인을 위한 ‘치매예방·지원센터’를 세워 재활활동과 예방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아울러 ‘원스톱 상담서비스’를 가동해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로 하여금 치매 초기 진단과 개인별 맞춤형서비스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재원 마련 대책도 내놨다. 무료 예방접종은 국가건강증진기금 예산에서 쓸 것이라 당장 2015년부터 실시하고, 치매예방·재활센터도 취약지역 보건소의 치매상담센터부터 순차적으로 지원해 연간 300억원씩 총 4년간 200개소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2호 공약 역시 공짜 릴레이다.

새누리당은 25일 어린이 독감 및 A형 감염 예방접종 무료 실시 등의 내용을 담은 지방선거 공약 ‘가족행복 2014 2호-엄마·아이 건강지킴’을 발표했다.

여기에 △20~30대 가정주부를 국가검진대상에 포함시키고 △난임 부부 체외수정 시술비를 18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확대하며 △산모·신생아 돌봄서비스 대상도 3배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재정과 관련, 새누리당은 추가 예산이 필요 없다고 확언한다.

일단 건강검진대상 확대를 위해 253억원이 필요하다. 난임 부부 체외수정 지원액도 2015년에 27억원 정도의 추가 예산이 소요되고, 소득기준으로 확대하면 2018년까지 총 422억원 정도가 더 든다.

하지만 건강검진 예산은 건강보험료에서 지급되기 때문에 기타 예산은 들어가지 않을뿐더러 난임 부부 지원액 역시 “많은 액수는 아니다”라는 것이 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 의원의 주장이다.

당장 지방선거용 공약부터 이렇다 보니 국가의 거시적·장기적 복지 체계를 건드려야 하는 기초연금 문제도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결국 ‘돈’문제다.

당장 7월부터 소득 하위 70%의 65세 이상 노인에게 소득과 관계없이 20만원을 일괄 지급하자는 민주당 안의 경우, 올해 예산 5조 2000억원은 확보됐지만 당장 다음 해부터는 재원 마련 루트가 마땅치 않다. 2040년부터 청년세대가 매년 10조원 이상의 추가 재정을 부담해야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차등지급하자는 새누리당 안 역시 현재 만 20세의 수령액이 현행법보다 4260만원 정도 줄어들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연일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라고 지적한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선거 때만 되면 급조되고 가능성 희박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온다”면서 “특히 기초연금과 같은 민생, 복지와 직결된 문제는 선거가 끝난 후에 민심이반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소장은 이어 “더구나 기초연금은 노인들 문제 아닌가. 힘없는 노인들의 표를 의식해서 재원조달도 어려운 공약을 남발하면 나중에 역풍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선심성 정책은 이제는 효과도 없을뿐더러, 설령 일시적으로 득을 봤고 해도 나중에 분명히 부메랑 효과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격 통합을 발표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지선을 앞두고 연금 공약을 내는 것과 관련, 최 소장은 “새로운 정치를 내걸었던 안철수와 민주당의 경우에는 더더욱 과거의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구태정치로부터 벗어나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과거처럼 똑같은 공약을 남발하는 것이야말로 구태정치”라며 “공약부터 좀 더 새로운 형태의 실질적 공약을 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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