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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MB맨' 칼끝 겨냥...4대 천왕 운명은?

김재현, 목용재 기자
입력 2013.11.14 16:45
수정 2013.11.14 17:22

하나·국민·신한 금감원 검사 진행중, 우리은행은 10월 말 종료

동양사태 뭇매 맞은 금감원 체면 회복하는 것 아니냐 볼멘소리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금융권 'MB맨'의 운명이 풍전등화다. 금융당국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금융지주 '4대천왕'에게 사정의 칼을 겨누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이례적으로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금융지주사 계열 4대 은행을 대상으로 비슷한 시기에 검사를 단행하면서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혔던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등이 몸담고 있던 금융사를 대상으로 벌어지고 있어 이번 검사가 'MB맨'을 타겟으로 한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비자금 조성에서부터 불완전판매, 불법사찰에 이르기까지 이들 모두 현직에 있던 시기에 발생했던 만큼 MB정권의 측근의 비리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추측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동양사태'로 뭇매를 맞은 금감원이 금융의 공공성과 도덕성의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에 '금융윤리' 확립을 강조하면서 금융업계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어 체면 회복차원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14일 은행권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국민·신한·하나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가 진행 중이며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는 지난달 말 종료됐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 김승유 전 회장이 몸담았던 하나은행은 현재 2~3년마다 한번 있는 정기 종합검사가 지난달 21일께부터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검사도 지난달 28일께부터 함께 진행중이다.

검사 진행도중 김승유 전 회장이 미술품을 사들여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하나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미술품 4000여 점의 보유 경로, 보유 목적 등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고객을 직접 응대해야 하는 은행의 특성상 내부 인테리어에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미술품 구입은 일반적이라는 반응이다. 고객 응대용 미술품이 아니더라도 밝은 업무환경 조성 및 직원 사기진작을 위해서라도 미술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나 은행의 경우 700개가 넘는 영업점이 있어 많은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으로 문제 삼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상식선에서 생각할 때 고객을 응대하는 영업점에서 2~3개 정도의 미술품을 배치하는 것은 내부 인테리어 상 필요한 일"이라면서 "지점장실, 회의실, 영업점 내부 등에 하나씩만 걸어놔도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미술품 숫자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측도 하나은행이 보람·충청·서울 은행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가지고 있던 미술품까지 모두 보유하게 돼 미술품 숫자가 많아졌다고 해명하고 있다.

특히 창고 보관중인 미술품들은 매매할수도, 전시할수도 없는 처분이 마땅치 않은 미술품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퇴임 전후로 그를 둘러싼 잡음이 많았다. 부실 문제가 있던 미래저축은행에 2011년 하나캐피탈이 145억원을 투자했던 것을 두고 김 찬경 전 회장의 부탁을 받고 투자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또한 그 당시 김찬경 전 회장이 투자금을 유치해달라는 조건으로 미술품을 맡긴 것으로 세간에 알려져 '미술품 스캔들' 의혹은 더욱 커졌다.

우리은행의 경우 '파이시티 사업' 신탁상품 판매에 대한 불완전판매 민원이 제기되면서 금감원이 10월 중순 약 2주 동안 특별 검사를 진행했다.

2007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이 상품은 당시 수익률이 좋아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지만 2010년 무렵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문제가 됐다. 이 시기는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팔성 전 회장의 재임기간과 맞물리기도 한다.

우리은행 측은 파이시티 사업의 신탁상품 판매가 수익률이 급락한 이후 금감원의 지적 사항을 수용하며 어느 정도 일단락 시켰다는 입장이지만 금감원은 피해자들의 추가적인 민원이 접수돼 검사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금융위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는 우리금융의 부실여신 과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우리금융 임직원들이 부실책임 묵인과 불합리한 전결권 운영 등 구조적인 문제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었다.

전·현직 임직원들의 부실책임에는 '파이시티'와 '중국 화푸센터'의 대출부실 등 정권비리 의혹과 연결되 PF대출 부실도 상당 수 포함돼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국민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는 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 부당대출 사실이 적발된 9월께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도쿄지점에서 20억원 이상의 뭉칫돈이 국내로 흘러온 정황이나 도쿄지점 간부들이 일본 현지 은행에 차명계좌를 만든 정황이 금감원의 돋보기 검사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어 전 회장 등이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이란 의심을 사고 있다. 일본 금융감독당국도 이례적으로 도쿄지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검사에 나서고 있으며 금감원도 일본 감독당국과 공동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도쿄지점에 대한 검사는 현재 진행 중에 있으며 검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김기식 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신한은행이 전·현직 정·관계 인사 등을 대상으로 불법 정보조회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후 특별검사가 개시됐다.

현재 검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대부분 동명이인으로 밝혀졌지만, 문제는 정보조회가 불법적으로 이뤄졌느냐다.

고위 관계자가 아닌 일반인이더라도 적법한 절차를 거친 개인정보 조회가 아니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개인 정보조회가 불법적인 차원에서 이뤄졌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며 "검사결과 문제가 발견될 경우 강력한 처벌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측은 "금감원의 검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피감기관으로서 관련된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한편, 금감원은 금융권 'MB맨'을 목표로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선을 명확히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4대 은행에 대해 동시에, 일괄적으로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각기 은행들에 대한 다른 내용의 검사가 시기상 우연히 겹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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