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RO 130명, 북한 위해 자폭 결의한 것"
입력 2013.09.05 11:33
수정 2013.09.05 11:39
"북한에 대한 시그널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식의 결의 한 것"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5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속한 혁명조직(Revolution organization·RO)의 북한 연계설에 대해 “증거가 없기 때문에 단정할 순 없지만 합리적으로 추론해 보면 이건 폭동 테러 모의를 한 이유가 뭐냐면 전쟁이 임박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이 같이 말하며 “전쟁이 임박한 정도가 몇 달 내로 북한이 공격을 한다고 생각한 것인데, 이것이 북에 의해서 구체적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스스로 몇 달 내에 쳐들어온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했다는 건 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총기탈취를 비롯한 RO의 내란모의가 사실이라면 동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 동기가 남한으로 침투한다는 북한의 신호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그런 부분의 시그널이 있지 않았다면 말 그대로 (RO 조직원들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하 의원은 “(조직원이) 130명 아니겠느냐. 그 분들은 확신범”이라면서 “또 하나는 북한에 대한 충성도가 굉장히 높다. 그래서 북한에 대한 시그널이 있었기 때문에 자기의 한 몸을 다 던져서라도 북한을 위해서 자폭할 수 있다, 이런 식의 결의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그러나 RO가 반국가단체, 혹은 이적단체라는 의혹에 대해선 “이게 법률적인 부분하고 우리가 볼 때 위험성하고 조금 다른 문제”라면서 “국정원 혹은 검찰이 단체의 목적, 규약, 지휘체계 등을 입증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나온 자료로 그것이 법리적으로 입증될지는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 의원은 통합진보당 측이 RO의 실체를 두고 ‘아이들까지 데리고 올 정도로 건전한 당원 모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통진당 처지가 안타깝다. 보통은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어떤 정당이건 당에 피해가 되지 않도록 그냥 바로 재명을 한다. 당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그런데 통진당 같은 경우는 이 의원을 끌어안고 자폭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무슨 의미냐면 그 회합에서 테러와 폭동 같은 걸 논의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지금 통진당의 주장은 그게 통진당 행사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럼 통진당이 테러와 폭동을 논했다, 이렇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 의원은 이어 “이 말을 사실이라고 전제하면 통진당 그 자체가 해산 요건이 될 수 있다”며 “공당이 테러와 폭동을 130명이 모인 자리에서 했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다만 하 의원은 당장 통진당을 해산시키는 문제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통진당이 해산되더라도 비례나 지역구 의원의 자격이 박탈된다는 법조항은 없다. 통진당이 해산돼도 여기서 소속 국회의원은 그대로 살아남는 것”이라며 “그러면 또 대체정당을 만들 수가 있다. 대체정당을 또 만들면 그건 또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중요한 건 정당이라는 외피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다. 사람들 생각이 변해야 당이 바뀐다”며 “법적으로 강제로 해산하려 하지 말고 국민에게 캠페인 등을 해서 진보당이 내부로부터 자진해서 바뀔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나라 발전과 통진당 자체개혁을 위해서도 좋다”고 말했다.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를 재개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하 의원은 “이 의원을 지금 시점에서 자격심사 제명을 하면 비례기 때문에 제 2의 이석기 같은 사람이 또 나온다. 이 경우 오히려 국회가 더 어지러워 질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사법에 의한 의원직 박탈이 아닌, 국회 차원의 제명이 이뤄질 경우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등 진보당의 후순위 비례대표에게 의원직이 승계된다는 이유다. 더불어 자격심사 이유가 김 의원의 개연성이 입증되지 않은 부정경선이기 때문에 기존의 자격심사를 재개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하 의원은 민주당을 둘러싼 야권연대 책임론에 대해 “민주당도 참 비겁한 게 한 번 연대를 했으면 계속 지켜줘야 되는 거 아니겠느냐. 자기한테 유리할 땐 연대하고 불리할 땐 가차 없이 배신 때려버리는 것 아니겠느냐“며 ”통진당 입장에서 민주당을 배신자라고 욕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또 “만약 통진당의 야권연대를 하지 않고 단독으로 나왔다, 심상정 세력과도 연대하지 않고 단독으로 나왔다고 하면 판세를 얻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통진당에 6명의 의원을 만들어준 데에는 민주당뿐 아니라 심상정과 정의당도 있다. 그쪽에 공동책임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