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연착륙 꾀하는 류현진…활주로 도처 방해물?

김태훈 기자
입력 2013.04.14 08:25
수정

첫 원정 고지대 구장서 선두팀 상대

그레인키 이탈과 안 터지는 타선 침체

홈에서만 두 차례 선발 등판했던 류현진으로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빠듯한 장거리 원정 연전의 강행군을 체험하고 있다.

첫 원정이 ‘투수들의 무덤’ 체이스필드, 그레인키 부상 이탈로 매팅리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분위기 침체, ‘에이스’ 커쇼 내놓고도 1점도 못 뽑아 연패, 터지지 않는 타선 앞에 하필 상대 에이스, 그리고 강타선…

루키 어깨가 감당하기 무거운 짐이다. 하지만 감당 못할 짐은 주지 않는다는 게 류현진(26·LA다저스) 생각이다.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이 LA 울타리를 벗어나 메이저리그 첫 원정경기를 치른다.

류현진은 14일 오전 9시10분(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서 열리는 ‘2013 MLB' 애리조나전에 선발 등판, 시즌 2승에 도전한다(중계=MBC TV / MBC SPORTS+). 류현진은 올 시즌 홈 다저스 스타디움에서만 2경기 등판해 12.2이닝 볼넷 2개 탈삼진 11개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성공과 1승(1패)을 수확했다.

홈에서만 두 차례 선발 등판했던 류현진으로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빠듯한 장거리 원정 연전의 강행군을 체험하고 있다. 맞대결할 팀들도 만만치 않아 진정한 연착륙을 평가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마주할 애리조나는 첫 승의 제물이 됐던 피츠버그보다 훨씬 까다로운 팀이다. 과거 김병현(현 넥센)이 활약할 당시 월드시리즈 반지까지 꼈던 애리조나는 14일 현재 7승3패(승률 0.700)로 다저스에 1경기 차 앞선 NL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팀 타율 최하위에 있는 피츠버그와 비교했을 때, 애리조나 타선은 시즌 초반 활활 타오르고 있다. 팀 타율 0.272로 리그 2위, 팀 장타율은 0.437로 리그 5위다. 전날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호투(7.1이닝 3안타 9삼진 3실점) 속에도 영봉패(0-3) 당한 다저스 타선과는 사뭇 다르다. 다저스는 이날 심각한 집중력 부재를 드러냈다. 5회를 제외한 매회 출루했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강팀을 맞이해 타선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류현진은 침묵하는 팀 공격에 대한 질문에 “타선은 고저가 있다. 매일 똑같은 것이 아니다”라고 답은 했지만, 빼어난 투구를 하고도 패전투수가 된 커쇼를 떠올릴 때,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더군다나 커쇼와 원투펀치를 이뤄야 할 그레인키(6년간 총 1억4000만 달러 계약)가 벤치 클리어링 과정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장기결장, 팀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그런 상황에서 연패를 끊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도 띠고 있다.

가뜩이나 터지지 않는 타선 앞에는 최근 2시즌 36승을 수확한 다승왕 출신의 에이스 이안 케네디가 등판, 류현진에게는 피츠버그전 이상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데뷔전에서 만났던 샌프란시스코 좌완 매디슨 범가너 만큼이나 벅찬 상대다.

투수 친화형 구장으로 불리는 다저스타디움과 달리 높은 고도에 건조한 사막 근처에 있는 체이스필드(개폐식 돔)는 공기 저항을 덜 받아 비거리가 늘어나는 대표적인 타자 친화형 구장이다. 홈에서 가운데 펜스까지 124m, 좌중간과 우중간 가장 깊숙한 곳까지 거리가 126m로 2루타 이상의 장타도 많이 나온다. 한국 무대에서도 뜬공 비율이 높았던 류현진은 타자의 무릎을 파고들도록 최대한 낮게 형성되는 볼을 던져 땅볼로 유인하는 것이 유리하다.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11일 현재 애리조나 주전 라인업에는 3할이 넘는 타자가 무려 4명이나 포진해 있다. 폴 골드슈미트, 마틴 프라도 등은 언제나 한 방이 가능하다. 왼손 투수에게 강한 우타자도 즐비하다.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는 1루수 폴 골드슈미트와 좌익수 마틴 프라도. 골드슈미트는 풀타임 빅리그 첫 해인 지난 시즌 타율 0.286 20홈런 82타점으로 내셔널리그의 새로운 파워히터로 떠올랐다. 올 시즌에도 타율 0.316 2홈런 7타점으로 매서운 방망이를 자랑한다.

지난 겨울 저스틴 업튼과 트레이드돼 애틀랜타에서 이적한 프라도는 왼손 투수에게 무척 강하다. 지난 시즌 타율 0.310 10홈런 70타점을 기록한 프라도는 왼손투수 상대타율이 0.323에 달했다. 류현진이 경계해야 할 타자 중 하나다. 지난해 타율 0.273 7홈런 15도루를 기록한 헤라르도 파라와 공격의 물꼬를 튼다.

전진 배치되는 강력한 우타자를 맞아 류현진이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느냐가 관건이다. 류현진은 오른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325(40타수 13안타)에 이른다. 투수가 들어선 타석 포함 왼손 타자와의 8번 대결에서 안타와 볼넷 없이 탈삼진 5개로 잘 막았다. 류현진은 오른손 타자에게 직구와 체인지업을, 왼손 타자에게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다. 따라서 우타자들이 즐비한 애리조나전를 맞이해 직구 컨트롤을 낮게 유지하고, 체인지업의 떨어지는 각도는 예리해야 한다.

류현진을 바라보는 현지의 시각이 국내와는 아무래도 다소 차이가 있다.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했음에도 "뜬공의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며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첫 승 상대가 최하위급 피츠버그라 더 그렇다. 하지만 류현진이 잘 나가는 선두 애리조나를 틀어막고 연패에 빠진 다저스에 승리를 선사한다면, 연착륙은 물론 알게 모르게 깔려있는 편견을 완전히 걷어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경기 후 류현진이 “그냥 야구팀이던데요”라며 특유의 털털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