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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뻥 비난' 최강희호, 대관절 진짜 원인은…

이준목 기자
입력 2013.03.28 10:04
수정

시한부 리더, 조직 비전도 달라

개선 없고 경기력 퇴보도 같은 맥락

지금 같은 '시한부 감독' 체제 하에서는 장기적인 대표팀의 청사진을 그릴 수 없다.

카타르전 승리에도 최강희호 경기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벌어진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추가시간 손흥민의 극적인 결승골로 2-1 승리했다.

손흥민의 버저비터로 운 좋게 이기긴 했지만, 안방에서 약체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지 못한 답답한 경기력은 지난 A매치 3연패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전혀 개선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끊임없는 수비불안, 골 결정력 부재,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일부 포지션의 혼란 등 대표팀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최강희 감독의 불안정한 거취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최강희 감독은 이미 대표팀 부임 당시부터 6월 최종예선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본선진출 여부와 상관없이 감독이 원 소속팀으로 돌아가겠다는 폭탄선언이었다.

당시 대표팀 상황은 급박했다. 조광래 감독을 갑작스럽게 경질한 협회는 후임자를 미리 정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대표팀은 당시 쿠웨이트와의 3차예선 최종전 결과에 따라 월드컵 예선탈락 여부가 결정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K리그 우승팀 사령탑이었던 최강희 감독이 협회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다. 문제는 최강희 감독이 처음부터 대표팀 사령탑을 그리 원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최강희 감독은 쿠웨이트전 승리에 이어 최종예선에서도 초반 순항했지만, 지난해 말 우즈벡-이란 원정을 시작으로 암초에 부딪혔다. 대표팀의 경기력은 좀처럼 발전하지 못했고 선수차출과 구성을 놓고 여러 잡음이 발생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어느덧 최강희 감독이 공언한 2013년 6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가장 큰 문제는 지금 같은 '시한부 감독' 체제 하에서는 도저히 장기적인 대표팀의 청사진을 그릴 수 없다는 점이다. 월드컵에 대한 확실한 목표의식과 동기부여가 있는 감독이라면, 팀의 미래를 염두에 두고 세대교체나 전술변화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자신이 관여하지 않는 미래까지 돌아볼 여유가 없다. 최종예선에서 어떻게든 한국을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는 것만이 당면과제다. 한국축구의 궁극적 목표는 단지 월드컵 진출 자체가 아니라, 월드컵 무대에서도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이다. 최종예선은 월드컵을 향한 과정이지,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정상적인 리더와 시한부 리더가 조직을 바라보는 비전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구성원들 역시 언제든 자리를 떠날 수 있는 리더와 운명을 함께한다는 연대감이나 충성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대표팀 구성원들은 모두 각 소속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들이다.

카타르전에서는 '닥뻥'‘뻥축구’ 논란까지 벌어지며 한국축구의 경기력이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축구 사상 역대 가장 많은 유럽파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K리그 클래식은 아시아 최고 리그로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수들이 대표팀이라는 울타리에서는 그리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못하고 있다. 심지어 카타르전에서는 '닥뻥'‘뻥축구’ 논란까지 벌어지며 한국축구의 경기력이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자케로니 감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신구조화와 세대교체를 이루며 3년간 꾸준히 팀을 발전시켜왔다. 최근에는 개최국 브라질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으며 역대 최고의 대표팀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반면, 한국은 내우외환 속에서 험난한 최종예선 행보는 물론 월드컵에 진출하더라도 미래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축구협회와 최강희 감독은 지금이라도 다시 한 번 대표팀의 장기적 비전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한다. 무엇보다 최강희 감독이 먼저 자신의 거취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최선의 시나리오는 최강희 감독이 본선진출 시에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지휘봉을 잡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본인이 의지가 없다면,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축구협회도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줘야한다. 최강희 감독이 입장을 확실히 정리해야 대표팀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최강희 감독이 물러날 경우, 국내파 중에서 다시 차기 후보를 꼽아야한다면 곧장 최종예선 이후 대표팀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선수를 파악하고 준비할 수 있는 여유도 주어야한다. 외국인 감독 후보를 영입하는 것 역시 시간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결국 피해를 받는 것은 대표팀 그 자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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