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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고통·매너’ 제 꾀에 빠진 침대축구

김윤일 기자
입력 2013.03.27 00:05
수정

후반 동점골 이후 노골적인 침대축구

손흥민 결승골로 결국 자승자박

카타르의 침대 축구는 결국 승점 1을 잃게 된 원인이 되고 말았다.

경기가 다소 유리하게 흐른다 싶으면 시간을 끌기 위해 고의적으로 넘어져 통증을 호소한다. 쓰러진 선수의 표정에는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심한 고통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물론 주심이 휘슬을 불지 않으면 언제 아팠냐는 듯 벌떡 일어나 그라운드를 누빈다.

축구를 기만하고 축구팬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중동식 ‘침대 축구’ 이야기다. 카타르는 대한민국 안방에서 보란 듯이 ‘침대 축구’를 선보였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6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와의 홈경기서 종료 직전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3승 1무 1패(승점 10)째를 거두며 우즈베키스탄(승점 8)을 제치고 A조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더불어 남은 3경기서 승점 7 이상만 확보한다면 자력으로 브라질행을 확정짓는다.

하지만 여러 모로 답답하고 찜찜한 경기내용이었다. 안방의 이점을 살린 대표팀은 시종일관 볼 주도권을 움켜쥐고도 골 결정력 부재에 아쉬움의 탄식을 내뱉어야 했다.

특히 최강희 감독의 선수기용과 전술이 모호했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최적화된 포지션인 구자철은 기성용과 함께 2선에 배치돼 경기 내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김신욱의 키를 활용한 박스플레이도 위협적이지 못했다.

반면, 카타르는 지난 22일 AFC 아시안컵 예선 바레인과의 원정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쌀쌀한 날씨와 시차 적응 문제까지 안고 있었다. 예상대로 카타르 선수들의 움직임은 둔했다. 하지만 몇몇 선수를 제외한 대표팀의 부정확한 패스는 오히려 카타르의 기를 살려주고 말았다.

후반 들어 양 팀은 3분 간격으로 1골씩 주고받았다. 원정골을 터뜨린 카타르는 무승부라도 만족한 듯 체력이 떨어져가는 후반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인 침대 축구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조금만 신체접촉이 있어도 쓰러지는 것은 물론 그라운드에 나뒹구는 것이 다반사였다. 볼이 밖으로 나가면 갑자기 축구화 끈을 고쳐 매는가 하면, 파하드 알 타니 감독은 추가시간에만 2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급기야 시비를 거는 일까지 발생했다. 카타르 선수들은 기성용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에게 일부러 부딪힌 뒤 집단 몸싸움을 벌이려는 제스처를 취하는가 하면, 야유를 퍼붓는 관중석을 향해 거친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카타르의 침대축구는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이날 주심은 추가 시간 5분이 모두 지났음에도 종료 휘슬을 불지 않았다. 카타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누워있는 시간까지 더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인저리 타임이 지나고 30초 후 손흥민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며 침대 축구의 비겁한 퍼포먼스는 끝이 나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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