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극적 결승골’ 한국축구 위기서 건졌다
입력 2013.03.26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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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조커' 성공..카타르전 2-1 승
이근호 선제골, 이동국 무난한 활약
한국이 손흥민의 극적인 결승골로 카타르를 2-1로 꺾었다.
'약관' 손흥민(21·함부르크SV)이 드라마를 연출했다. 경기가 거의 끝나갈 때 극적인 결승골을 넣으며 위기에 빠졌던 한국 축구를 구해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26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결승골로 난적 카타르를 2-1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5경기에서 3승 1무 1패, 승점 10을 챙기며 아직 레바논과 경기를 앞두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을 앞서 선두로 올라섰다. 우즈베키스탄(승점 8)이 레바논을 꺾을 경우 한국은 다시 조 2위로 내려가게 된다.
일단 한국이 따낸 승점 3은 값지다. 경기 직전까지 한국은 이란, 카타르와 함께 승점 7로 골득실에서만 앞서 불안한 조 2위를 지키고 있었다. 물론 다른 팀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약간의 여유가 있긴 했지만 최근 A매치 3경기에서 모두 진 한국에게 이날 승점 3은 너무나도 소중했다.
이를 위해 최강희 감독은 예상되는 카타르의 밀집 수비에 맞서 장신 김신욱(울산 현대) 카드를 선발로 썼다. 이는 일찌감치 예견된 것이었다. 하지만 왼쪽 측면 공격을 손흥민이 아닌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에게 맡겼다. 박주영(셀타비고) 대신 10번을 달고 뛴 지동원이 선발로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손흥민은 조커로 활용됐다.
그러나 경기는 풀리지 않았다. 잔뜩 웅크린 카타르 수비를 뚫기엔 창끝이 너무 무뎠다. 몇 차례 카타르의 포백 수비를 뚫고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이 연출되긴 했지만 결정적인 슈팅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답답했던 전반 45분은 그렇게 흘러갔다.
결국 최강희 감독은 후반 8분 지동원을 빼고 이동국(전북 현대)을 투입시켜 공격의 활로를 되찾으려 애썼다. 일단 이동국 카드는 성공이었다. 이동국은 투입되자마자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프리킥 크로스를 날카로운 헤딩슛으로 연결시켰다. 이동국의 투입으로 공격도 활기를 되찾았다.
창끝이 날카로워지자 이근호의 선제골이 나왔다. 후반 15분 박원재(전북)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중동 킬러' 이근호(상주 상무)가 방향을 틀며 헤딩슛으로 연결했고 공은 골키퍼의 키를 넘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며 불과 3분 만에 동점골을 내줬다. 카타르의 역습 상황에서 이브라힘 칼판(알 사드)가 아크 왼쪽에서 때린 슈팅에 골문이 열렸다. 수비수 2명이 달려들었지만 공은 그 사이를 파고들었다.
최강희 감독이 마지막에 쓴 카드는 역시 손흥민이었다. 후반 36분 이근호를 대신해 투입된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투입되자마자 뛰어난 돌파력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그러나 1-1 동점이 되자 카타르의 전매특허인 '침대 축구'가 시작됐고 카타르의 거친 플레이에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카타르의 침대 축구에 짜증이 난 한 관중은 해서는 안 될 물병 투척으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대로 동점이 되는 분위기에서 이동국과 손흥민이 합작품을 만들어냈다. 후반 추가시간 5분이 선언된 가운데 이동국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고 골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손흥민이 오른발로 툭 차넣으며 극적인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거짓말 같은 상황에 카타르 선수들은 망연자실했고 손흥민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은 극적인 골에 환호성을 질렀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모인 3만 7222명의 관중들 역시 일제히 환호성을 올리며 3월말의 밤이 드라마로 마무리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