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반한 노경은 투혼+마무리 조병현 존재감, SSG 뒷문은 ‘철옹성’
입력 2026.03.19 10:11
수정 2026.03.20 08:57
노경은 노장 투혼, 호주전 무실점으로 승리 발판 마련
마무리 조병현도 도미니카전 10개 공으로 삼자범퇴
노장 투혼 선보인 노경은. ⓒ 연합뉴스
야구 선수로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마운드 위에서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뿌리는 ‘회춘’의 아이콘, 그리고 그 뒤를 잇는 차세대 클로저까지 SSG 랜더스의 현재와 미래가 대한민국 야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8강 진출의 기적을 쓴 베테랑 투수 노경은(42)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42세 베테랑 노경은 선수가 보여준 투혼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해줬다"고 강조했다.
실제 노경은이 이번 WBC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투혼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특히 지난 9일 호주와의 운명의 1라운드 최종전은 노경은의 야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남게 됐다.
선발 손주영이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1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을 때, 류지현 감독이 선택한 카드는 ‘맏형’ 노경은이었다. 준비할 시간조차 부족했던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하지만 노경은은 특유의 침착함으로 호주 타선을 요리했다. 2이닝 동안 단 1개의 피안타만을 허용하며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인 것.
당시 한국이 8강에 오를 확률은 산술적으로 5% 미만이었다. '5점 차 이상 승리, 2실점 이하'라는 가혹한 조건을 충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경은이 마운드에서 버텨준 덕분에 타선이 응집력을 발휘했고, 결국 7-2 승리를 거두며 17년 만의 8강 진출이라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노경은은 마흔이 훌쩍 넘긴 나이에도 SSG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하며 리그 정상급 셋업맨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2+1년 총액 25억원의 FA 계약까지 따냈다. 나이를 고려해 악성 계약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노경은은 KBO 최초 3년 연속 30홀드 달성으로 화답한 뒤 대표팀까지 승선했다.
한 단계 더 도약한 조병현. ⓒ 연합뉴스
노경은이 앞에서 길을 닦았다면, 그 길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한 투수는 ‘영건’ 조병현(24)이었다.
조병현은 이번 대회 4경기에 등판해 5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1.80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특히 일본전에서 메이저리거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을 제외하면 사실상 무결점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호주전에서도 1.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고, 8강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는 메이저리그급 타선을 단 10개의 공으로 삼자범퇴 처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조병현의 강점은 강력한 수직 무브먼트를 자랑하는 직구다. 알고도 못 치는 그의 구위는 이번 WBC를 통해 세계적인 타자들을 상대로도 통한다는 것이 증명됐다. 위기 상황에서도 표정 변화 없이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지난 시즌 SSG 마무리로 뛰며 쌓은 경험을 통해 잠재력을 완벽하게 터뜨린 조병현이다.
WBC에서의 강행군을 마치고 지난 16일 귀국한 두 선수는 쉴 틈 없이 소속팀 SSG 랜더스로 복귀했다. 마침 SSG는 지난 시즌 3위로 마감했으나 준플레이오프서 탈락한 바람에 많은 아쉬움을 남겨 올 시즌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노경은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몸소 증명했고, 한 단계 더 성장한 조병현 또한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거듭날 전망이다. 올 시즌도 치열한 순위 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노경은의 노련미와 조병현의 패기가 결합한 SSG의 뒷문은 10개 구단 중 가장 견고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