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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엘넥한 ‘초유의 9등 위기감’

김윤일 기자
입력 2012.12.26 09:04
수정

신생팀 NC 전력 만만치 않아 변수

기존 하위 3개팀, 각기 다른 전력보강

만만치 않은 전력의 NC 합류로 사상 첫 9위의 전망을 쉽게 점칠 수 없게 됐다.

한국 프로야구가 9구단 체제에 돌입해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사상 첫 9위 성적표를 누가 받아들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6개 구단 체제로 출범한 프로야구는 지난 1986년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가 뛰어들면서 7개 구단으로 늘어났다. 신생구단에 대해 이렇다 할 지원이 없었던 당시, 최하위는 당연히 빙그레의 몫이었다. 31승1무76패로 시즌을 마친 빙그레 승률은 고작 0.290. 역대 네 번째로 낮은 한 시즌 승률이었다.

1991년에는 쌍방울이 합류하면서 비로소 8개 구단 체제를 갖추게 됐다. 빙그레 창단 때와는 다르게 신인선수 지명 등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실제로 쌍방울은 2년에 걸쳐 특별 우선지명 방식으로 선수를 수급했고, 이 과정을 통해 김기태와 김호 등의 옥석을 선발하기도 했다.

때문에 쌍방울은 프로 1년차 시즌에 최하위를 면할 수 있었다. 신생구단에게 밀려 ‘사상 첫 8위’의 오명을 뒤집어 쓴 구단은 OB 베어스. 물론 당시 6~8위였던 LG-쌍방울-OB의 승수 차는 각각 1승씩이었고, LG와 쌍방울 승률은 동률이었다. 그러나 역사의 가장 첫 8번째 자리는 OB에 돌아가고 말았다.

최근 프로야구는 좀처럼 순위변화가 이뤄지지 않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과 SK는 벌써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만나고 있으며 롯데와 두산, KIA가 포스트시즌의 남은 두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구도다.

반면, ‘엘넥한’으로 불리는 하위권 3개팀은 좀처럼 4강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빅마켓 구단 LG는 2002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 벌써 10년째 가을 잔치와 인연이 없으며, 2008년 창단한 넥센 역시 올 시즌 승률(0.469)이 최고기록일 정도로 아직까지 5할 승률에 도달하지 못했다. 리빌딩을 등한시했던 한화는 최근 4년간 무려 세 차례나 최하위에 머문 리그 최약체다.

더 우려가 되는 것은 신생팀 NC가 이들 하위권 3팀과 비교해 경쟁력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NC는 쌍방울 창단 때와 비교해 신인선수 지명권은 줄었지만 특별지명방식을 통해 기존 8개 구단의 선수들을 1명씩 데려올 수 있었다. 이들 중 송신영과 이승호 등 경험 많은 베테랑은 물론 고창성, 모창민 등 1군 전력의 선수들을 수혈했다. 보상금액 지불이 필요 없던 FA 시장에서도 이호준과 이현곤을 영입하며 전력 상승을 꾀했다.

게다가 NC가 누릴 수혜 가운데 가장 큰 특징은 역시나 외국인 선수를 3명이나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선수 활약 여부가 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은 모든 구단들이 뼈저리게 느끼는 부분이다. NC는 이미 20대 중반의 투수를 둘이나 영입했다. 이렇게 되자 기존 하위 3개팀은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가장 발 빠르게 나선 팀은 ‘큰 손’ LG다. LG는 이번 FA시장서 기존 선수들인 이진영과 정성훈을 잔류시킨데 이어 정현욱을 데려오며 불펜강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LG 전력이 좋지 않았던 적은 그리 많지 않다. 구슬을 얼마나 잘 꿰는가가 매년 LG에 던져진 숙제였다.

넥센 역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충분한 기회를 부여 받은 선수들이 잘 성장했다. LG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박병호는 리그 MVP로 성장했으며, 신인왕 서건창과 20-20 유격수 강정호도 놀랄만한 연봉 인상을 이뤘다. 나이트-벤 헤켄으로 이뤄진 외국인 선수 전력도 타 구단에 비해 좋은 편이다.

다만, 선수들의 대부분이 나이가 어리고, 내년 시즌 새롭게 출범할 염경엽 감독 체제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미지수다. 이제 넥센은 선수 면면만 놓고 봤을 때 결코 약체팀이 아니다. 초보사령탑인 염 감독은 당장의 성적과 상대적으로 약한 백업층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한다는 어려운 숙제를 받아들게 됐다.

하위 3개팀 가운데 가장 걱정이 되는 팀은 역시나 한화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에이스 류현진이 LA 다저스에 입단했고, 베테랑 박찬호가 은퇴를 선언했다. 경험 많은 타자 장성호도 포지션 중복으로 인해 트레이드를 했지만 상대가 내년 데뷔하는 대졸 신인이라는 점에서 손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렵게 잡은 FA 송신영도 1년 만에 NC에 내주고 말았다.

관건은 감독계의 ‘타짜’ 김응용 감독의 지도력이 얼마나 발휘될 수 있는지다. 이미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휘어잡은 김 감독은 입에 단내가 날 정도의 지옥훈련을 예고한 상황이다. 체질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순위상승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상위 5개팀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2년 연속 우승한 삼성이 비교적 안정적인 전력을 갖춘 반면, SK와 롯데, 두산, KIA는 순위를 장담하기가 어렵다. SK는 최근 몇 년간 전력이 하락하는 추세이며, 롯데도 2년간 팀 내 FA들을 붙잡지 못해 깊은 시름에 빠졌다. 전력이 불규칙적인 두산과 KIA도 마찬가지다. 우승후보로까지 점쳐지곤 했지만 매년 몇 차례씩 무기력증에 빠지며 연패를 거듭한 적도 적지 않았다.

자칫 방심했다간 사상 첫 9위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2013시즌 프로야구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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