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두산팬들 격정토로 “초보감독 수업료 비쌌다”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2.10.13 13:07
수정

김진욱 감독 투수기용에 불만 토로

고개 숙인 감독 “판단 미스” 인정

두산 김진욱 감독.

롯데에는 환희를, 두산에는 악몽으로 기억될 대반전의 승부였다.

롯데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2012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연장 10회말 상대 포수 양의지의 3루 악송구로 결승점을 뽑으며 두산에 4-3 역전승,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가을잔치 악몽을 털어내고 정규시즌 2위 SK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1차전은 오는 16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다.

롯데로서는 13년만의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였다. 반면, 두산은 2년만의 가을잔치 무대 복귀 자체에 만족해야 했다. 두산이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롯데에 패한 것은 처음이다. 두산은 그간 롯데와의 1995 한국시리즈와 2009/2010 준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승리했다.

두산은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김동주·손시헌·정수빈·고영민 등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주축 선수들 상당수가 부상과 슬럼프로 빠졌다. 준PO를 치르면서도 이종욱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두산에 기회는 있었다. 롯데에 패한 3경기 모두 리드를 잡고도 경기 종반 동점과 역전을 허용했다. 2게임은 연장 접전 끝에 당한 패배라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리버스 스윕’을 꿈꾸며 맞이한 4차전에서는 8회까지 롯데 타선을 꽁꽁 틀어막고 3-0까지 앞서가다가 불펜진의 난조와 폭투로 다 잡은 경기를 내줘 더 허탈하다.

두산 팬들은 구원투수들의 난조보다 김진욱 감독의 투수기용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 흐름이 뒤바뀐 8회말, 1차전 선발투수였던 니퍼트를 불펜으로 마운드에 올린 것부터 재앙은 시작됐다. 5차전 선발로 노경은을 낙점한 가운데 니퍼트를 중간계투로 활용하려는 포석이었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몸이 덜 풀린 니퍼트는 4명의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대역전쇼의 멍석을 깔아주고 말았다. 집중력인 높아지는 단기전, 그것도 크지 않은 3점차에 안주해 검증되지 않은 실험을 시도한 것이 패착이라는 평가다.

시리즈 내내 홍상삼에게 지나치게 의존한 것도 논란이 되는 대목이다.

1,2차전에서 연이어 홈런을 얻어맞고 패배의 도화선이 된 홍상삼은 이날도 위기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볼넷 2개와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홍상삼은 부담을 느끼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김진욱 감독은 끝까지 홍상삼으로 밀어붙였다.

김진욱 감독의 번번이 한 박자 느린 투수교체는 결국 홍상삼 카드를 연장까지 밀어붙이다가 10회 1사 2루의 큰 위기에 몰리자 그때서야 아껴둔 마무리 프록터를 꺼내는 장면에서 절정에 달했다.

프록터는 변화구 제구에 실패하며 폭투를 범했고, 두산 포수 양의지의 블로킹도 아쉬웠다. 2루에 있던 박준서는 3루로 내달렸다. 양의지는 재빨리 공을 주워 3루에 송구했지만, 공은 3루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날아가는 악송구가 됐다. 그 틈을 타 박준서가 홈까지 쇄도하며 경기는 종료됐다. 명승부가 될 수 있었던 한판이 코미디처럼 어이없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김진욱 감독은 “4차전 패배는 전적으로 나의 판단 미스”라며 고개를 숙였지만, 팬들에게 남긴 실망과 상처는 꽤 크다. 흐름의 스포츠인 야구에서 한 순간 벤치의 잘못된 판단이 얼마나 큰 나비효과를 불러오는지 드러난 대목이다. 특히, 두산 불펜의 핵심인 홍상삼은 치유하기 힘든 ‘트라우마’에 휩싸이게 됐다.

경기 후 두산 팬들도 격정적 어조의 성토가 이어졌다. 2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에도 초보 김진욱 감독은 너무나 비싼 수업료를 치른 준플레이오프였다.

이경현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